왼쪽부터 가애란 아나운서, 김솔희 아나운서/출처. KBS
‘새 노조’ 가입 가애란 아나운서 하차
제작진 “아무도 모르게 교체” 반발
회사쪽 “작년부터 추진…노조와 무관”
제작진 “아무도 모르게 교체” 반발
회사쪽 “작년부터 추진…노조와 무관”
<한국방송>(KBS)의 최근 아나운서 인사에서 가애란 아나운서가 <6시 내고향> 진행자에서 하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낳고 있다. 가 아나운서가 현 경영진에 비판적인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 본부(새노조)에 가입하는 바람에 보복성 인사를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까닭이다.
4일 <한국방송>과 새노조의 설명을 종합하면, <한국방송>은 지난달 31일 <6시 내고향> 진행자를 가 아나운서에서 김솔희 아나운서로 교체하는 인사를 냈다. 이에 제작진은 2일 성명을 내어 “가 아나운서는 물론 제작진 누구도 모르게 진행자 교체가 결정됐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특히, 가 아나운서가 새노조 조합원이라는 점도 논란의 한 대목이다. 가 아나운서는 지난 2월 말 12명의 다른 아나운서와 함께 새노조에 집단 가입했는데, 한 달여 만에 진행자에서 하차한 셈이다. 새로 진행을 맡게 된 김솔희 아나운서가 새노조가 아닌 이른바 ‘1노조’라 불리는 <한국방송>노동조합 소속이라는 점이 논란을 키웠다.
새노조는 이번 인사의 부당성을 알리고 회사의 인사 철회를 요구하기 위해 조만간 국회 및 <한국방송> 사옥 앞에서 천막농성 등 물리적 투쟁에 들어갈 방침이다. 최정기 전국언론노조 조직부장은 “최근 아나운서들이 새노조에 집단 가입하는 등 <한국방송> 개혁을 위한 목소리를 높이자, 공사 쪽이 인사를 통해 통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6시 내고향> 이상익 시피(CP·책임피디)는 “김솔희 아나운서 영입은 지난해부터 추진됐다. 당시 김 아나운서가 뉴스를 진행 중이라 성사되지 않았을 뿐이다. 가애란 아나운서가 새노조에 가입했는지도 이번에 처음 알았고, 진행자 교체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실무 제작진과 상의를 하지 않은 것은 담당피디들이 최근 모두 전출을 희망해 남아있게 될 팀장과 상의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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