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KBS) 기자협회, 피디협회, 경영협회 등 16개 직능협회 대표들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방송 이사회는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을 가결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사회는 28일 열린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KBS 이사회, 길사장 해임안 표결
국장급 3명도 해임안 가결 촉구
새노조 이어 1노조도 파업 가결
국장급 3명도 해임안 가결 촉구
새노조 이어 1노조도 파업 가결
길환영 <한국방송>(KBS)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한국방송 노동조합(1노조)이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결정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새노조)가 23일 94% 찬성률로 파업안을 통과시킨 상황이라, 2009년 12월 양대 노조 체제가 성립된 이래 처음으로 동시 파업이 벌어질 수 있게 됐다.
1노조는 27일 “지난 21일부터 오늘까지 실시한 총파업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83.1%의 찬성으로 파업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투표는 재적 조합원 2604명 가운데 2455명이 참여해 94.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1노조는 투표 결과를 토대로 향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파업 일정을 정할 예정이다. 1노조는 2012년 5월 사장 선임 방식을 두고 13일 동안 파업을 벌인 바 있다.
한국방송의 양대 노조가 길 사장 퇴진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파업을 결정함에 따라 관심은 1노조와 새노조의 공조 파업 여부에 집중됐다. 1노조 관계자는 “공조 파업 여부는 비대위 회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새노조 관계자는 “양대 노조가 동시에 파업에 돌입하면 길 사장 퇴진론에 한층 더 힘이 실릴 것”이라고 했다.
한국방송 내부에선 이사회의 길 사장 해임제청안 의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사회는 28일 해임제청안 의결 절차에 들어간다. 새노조는 해임제청안이 부결될 경우 29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이번 이사회가 케이비에스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국방송 보도본부 김종진 디지털뉴스국장, 홍기섭 취재주간, 김진수 국제주간 등 3명(국장급)은 26일 사내 게시판에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십시오’란 제목의 글을 올려 이사회가 길 사장 해임제청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요구했다. 보도본부 해설위원들도 27일 성명을 내어 “용단을 내려달라.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명운이 이사들에 달려 있다”며 이사회를 압박했다. 한국방송 기자협회, 피디협회, 경영협회 등 16개 직종협회도 이날 공동성명을 내어 “사태 해결의 남은 방법은 이사회의 길환영 사장 해임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방송 피디협회도 이사회가 열리는 날 하루 동안 제작거부를 하기로 했다.
해임제청안 통과를 위해선 안을 제출한 야당 추천 이사 4명 외에 최소 두 명의 여당 추천 이사(7명)가 표를 보태야 한다. 여당 추천 이사들은 지금까지 표결과 관련해 의사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한 여당 추천 이사는 “이사들이 속마음을 얘기하지 않아 결과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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