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홍 전 사장 반대 해고된 6명
3명은 다른 매체서 활동
3명은 지원자금으로 버텨
대법원 ‘징계무효’ 판결 3년여 감감
언론단체·노조, 오늘 복직 촉구 나서
3명은 다른 매체서 활동
3명은 지원자금으로 버텨
대법원 ‘징계무효’ 판결 3년여 감감
언론단체·노조, 오늘 복직 촉구 나서
“이렇게 해고 기간이 길어질지는 대한민국 누구도 몰랐을 겁니다.”
조승호 전 <와이티엔>(YTN) 기자는 지금부터 꼭 6년 전인 2008년 10월6일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인 구본홍 전 사장의 출근저지 투쟁에 참여한 것이 해고 사유였다. 회사는 조 기자 등 노조원들을 ‘업무 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이때 조 기자와 함께 권석재, 노종면, 우장균, 정유신, 현덕수 5명의 기자도 함께 해고당했다.
복직이 아주 가까이 보였던 적도 있다. 2009년 11월 서울중앙지법이 “보도전문채널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는 동기에서 비롯된 것인만큼 해고조치가 회사의 재량권을 넘어섰다”며 해직자 손을 들어줄 때만 해도 복직은 금새 이뤄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2011년 4월, 서울고법은 6명 가운데 노종면, 현덕수, 조승호 기자에 대해 “(출근 저지 투쟁 등이) 경영권 침해에 해당하는만큼 해고는 정당하다”며 1심 판결을 일부 뒤엎었다. 공은 대법원으로 넘어갔지만, 3년 넘도록 판결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해직기자 가운데 3명은 현재 <뉴스타파>(권석재, 정유신), <국민티브이>(노종면)에서 새로운 기자활동을 시작했다. 나머지 3명은 전국언론노동조합 와이티엔지부에서 지원하는 생활자금으로 어렵게 버텨가고 있다.
이들이 떠난 뒤 와이티엔의 상황은 여전히 좋지 못하다. 구본홍 사장 뒤 취임한 배석규 사장은 공정 보도를 지키기 위한 최소의 견제장치였던 ‘보도국장 복수추천제’를 없애버렸다. 사장이 3명의 보도국장 후보를 추천하면 기자들이 투표를 한 뒤 이 결과를 사장에 통보해 최종 인사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지난 2일 난 와이티엔 보도국장 인사도 잡음이 일었다. 상수종 새 보도국장이 와이티엔 보도국장 출신인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과 막역한 관계라는 것이다. 윤 수석이 보도국장때 상 국장은 정치부장을 지냈다. 와이티엔 지부는 성명을 통해 “와이티엔 보도가 청와대 홍보수석의 직접 지휘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고 주장했다.
해직기자들의 심정은 착잡하다. 노종면 전 지부장은 “권력에 줄댄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상황이 여전히 바뀐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언론단체들은 정권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정권이 언론을 장악하려고 한 것이 와이티엔 해직기자 문제의 본질이다. 대법원에서도 결정을 못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이 먼저 나서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와이티엔 사쪽 관계자는 “해고자 문제는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이 공식입장이다”고 밝혔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언론단체들은 6일 서울 상암동 와이티엔 사옥 앞에서 해직언론인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와이티엔 지부는 회사 로비서 하루종일 연좌농성을 벌인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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