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지 사진부는 매년 연말이 되면 송·신년호 사진기사를 기획합니다. 각 신문의 색깔에 따라서 한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바라보는 사진이기 때문에 상당한 공을 들입니다.
먼저 각 일간지들의 송년 사진을 살펴보겠습니다.
<한겨레>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빈 책상 250개를 지면에 실었습니다. 광고를 싣지 않고 지면의 3/5를 차지하는 파격적인 편집입니다. 지면에만 사진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누리집에도 인터랙티브 페이지(
http://www.hani.co.kr/interactive/danwon/)를 동시에 공개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한겨레>와 같이 동아일보도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담았습니다. 팽목항 등대를 중심으로 일주하는 별들 사진입니다. 사진설명에 ‘팽목항 등대가 안전한 대한민국을 가리키듯 쉴 새 없이 깜박이고 주위에는 희생자들을 기리듯 별들이 긴 궤적을 그리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일보는 사진부 기획팀에서 만든 기획기사를 1면 사진으로 썼습니다. 분단 70년을 맞는 이산가족의 아픔입니다. 전형적인 송년호 사진에서 탈피했습니다.
중앙일보는 다른 신문들이 기획사진들을 1면 사진으로 쓴 것에 비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구속 사진을 썼습니다.
경향신문은 ‘낙동강 제1경’ 경천대를 배경으로 일주하는 별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파괴된 경천대의 아름다운 자연을 비판하는 사진기사입니다.
세계일보는 울산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사진을 1면에 실었습니다. ‘새해에는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우고 희망을 노래하는 사회가 되길 소망해본다’라고 사진설명을 적었습니다.
조선일보와 서울신문은 저무는 해를 배경으로 하는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일몰, 서울신문은 서울시내 야경과 하루 동안의 해의 모습을 합성했습니다.
국민일보는 전남 광양향에서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선이 들어오는 사진을 실었습니다.
그럼 신년호 1면에는 어떤 사진이 실렸을까요.
양의 해를 맞아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이 강원 평창 대관령 하늘목장의 양떼 뒤로 해가 떠오르는 사진을 실었습니다. 일간지 사진부들이 신년호를 맞아 가장 많이 준비하는 신년호 사진의 형태입니다.
조선일보는 ‘통일이 미래다’라는 1면 기획기사와 함께 백두산 일출사진을 사용했습니다. 사진설명에 ‘백두산 천지 위로 을미년 새해의 희망과 통일 염원을 품은 해가 떠오르고 있다’라고 사진설명을 달았습니다.
중앙일보는 ‘광복 70년,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제목과 함께 창덕궁 인정전 풍경사진에 김구 임시정부 주석과 이승만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을 합성했습니다. 기존 신문사진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동아일보는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독도경비대원 뒤로 떠오르는 태양 사진을 1면 사진으로 사용했습니다.
경향신문은 눈에 덮인 덕유산 중봉 사진을 실었습니다. 하얀 길 위에 난 구불구불 나선형 길에 ‘끌어주고 밀어주며 같이 가자’는 사진설명을 썼습니다.
세계일보는 휴전선 철조망 뒤로 자유롭게 날아가는 새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국민일보는 한일 국교정상화 50년을 맞아 거수경례하는 독도경비대 사진과 일출 사진을 같이 사용했습니다. 사진 제목으로 ‘우리 막내 독도, 뜨거운 피가 흐른다’는 문구를 적었습니다.
6개의 신문사가 일출 사진을 실었습니다. 전형적인 1면 사진입니다. 2015년 을미년은 광복 분단 70주년입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70주년을 맞아 통일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강조했습니다. 한겨레, 경향신문은 서로 체온을 나누고 끌어주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