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비시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굴리면 던질 때보다 확률 4배 이상” 보도
“뉴스가 아니라 예능” 누리꾼들 꼬집어
“뉴스가 아니라 예능” 누리꾼들 꼬집어
<문화방송>(MBC)이 설을 앞두고, 메인 뉴스프로그램 <뉴스데스크>를 통해 ‘모 나오는 윷놀이 비법’이란 보도를 내보내 누리꾼들의 입길에 올랐다.
MBC는 지난 18일 해당 보도를 하면서 “윷놀이 모 나오는 비법있다”는 자막을 깔았다. 애초 취지는 통계적 방법으로 윷놀이의 확률을 분석한 것인데, 자막은 ‘비법’이라는 다소 선정적인 내용이었다. MBC는 “원통을 딱 반으로 가른 반원 윷은 개가 나올 확률이 37%로 가장 높고, 도와 걸은 25%로 네 번 중 한번, 윷, 모는 6% 정도밖에 안 된다”며 “반면, 원통의 일부분만 잘라내 더 통통하게 만든 건, 윷이 훨씬 많이 나오고 도와 모는 확률이 확 떨어진다”고 보도했다.
MBC가 소개한 모 나오는 비법은 다름 아닌 ‘굴리기’였다. 한 대학 통계학과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굴리게 되면, 평평한 부분이 땅에 닿을 때마다 충격을 받아 제동이 걸리기 때문에 던질 때보다 모 나올 확률이 4배 이상 높아진다”고 소개했다. 보도는 “다만 모가 너무 자주 나온다 싶으면, 굴리는 걸 반칙으로 정할 수도 있다”고 끝맺었다.
해당 보도가 나오자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포털 댓글 등을 통해 의견을 쏟아냈다. 특히 ‘굴리기’가 윷놀이판에서 반칙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음에도 비법으로 소개한 것에 대한 비판이 많이 보였다. 누리꾼 umj1****는 “우린 저거 반칙인데, 사촌들이 굴려서 5모(5회 연속 모)넘게 나오고 판엎음”이라고 했고, cm1****는 “근데 보통 굴리는 거 반칙이잖아. 비법이랄 것도 없네”라고 꼬집었다.
‘보도의 가치’ 차원에서 비판하는 누리꾼들도 있다. 트위터 이용자 sun***는 “MBC 뉴스는 회생 조짐이 안 보인다. SBS는 연휴라도 의미 있는 기사들을 내고 있는데 MBC는 윷놀이에서 ‘모’ 잘 나오는 법을 교수 인터뷰까지 하면서 소개하고 있다. 그냥 무한도전 재방이나 트는 게 어떨까”라는 평을 남겼다. 또다른 트위터 이용자 891***는 “MBC, 지금 데스크가 아예 없는 거 아님? 윷놀이 할 때 모 잘나오는 법이 저녁 뉴스라니”라고 했고, 99J** 는 “윷놀이에서 모나오는 비법을 알려주는 게 예능이 아니라 뉴스이군요”라고 지적했다.
이번 보도를 보는 미디어 전문 매체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진보 성향의 <미디어 오늘>은 해당 보도를 두고 “SNS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비판성 기사를 내보냈지만, 보수 성향의 <미디어워치>는 한 미디어 비평가의 발언을 인용해 “뉴스 가치에 대한 판단은 다 다를 수 있고, 특히 설 연휴라는 시의성을 보더라도 MBC의 판단이 틀렸다고 할 순 없다”고 보도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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