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은 전통언론의 무덤이 될 것인가? <뉴욕타임스>를 비롯해서 많은 언론사들이 그동안 유료화를 시도했지만, 이미 매출성장의 한계치에 도달하고 그 수입이 오프라인의 매출감소를 충당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유료화에 대한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주목할 만한 것은 ‘월간 구독’에서 ‘기사 건당 개별 판매’로 유료화 방식을 전환하는 시도이다. 이 아이디어는 애플 아이튠즈로 음원의 유통방식 및 수익구조가 개별 곡단위의 소액결제로 바뀌면서 제기되어 왔다. 2009년 뉴욕타임스의 데이비드 카는 칼럼에서 뉴스를 위한 아이튠즈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현실화에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음원은 반복 청취할 수 있는 상품인 반면, 뉴스기사는 소비되는 즉시 상품가치가 상실된다. 또한 음원은 가수나 판매 순위 등을 통해 구매결정을 내릴 정보가 충분히 있지만, 뉴스기사는 전통적인 경험재로 소비하기 전에 그 질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한계에도 소액결제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2014년 5월 네덜란드의 스타트업 기업인 브렌들(Blendle.com)은 언론사들의 기사를 소액결제시스템에 기반해서 유통하는 뉴스포털을 만들었다. 현재 네덜란드의 모든 신문과 잡지가 이 서비스에 가입했다. 브렌들은 이미 22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이용자들은 기사 한건을 읽을 때마다 0.15유로에서 0.30유료를 내야 한다. ‘브렌들 지갑’이라고 하는 독자적인 지불시스템을 통해 모든 언론사 기사를 하나의 계정과 한 과금체계에 통합시켰다. 클릭 한번으로 결제가 이루어지고 보안성이 충족되도록 한 것이다.
캐나다 매티토바주의 주도인 위니펙의 대표적인 지역신문인 <위니펙 프리 프레스>(Winnpeg Free Press)도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 1872년 설립된 이 신문은 2013년에 평일판 10만8583부가 판매되는데, 이는 매티토바주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높은 도달률이다. 이달부터 위니펙 프리 프레스는 온라인에서 기사 한 건당 27캐나다센트를 과금하고 있다. 월간 온라인 구독료는 16.99캐나다달러이다. 자체 조사에 따르면, 이 신문 독자들은 온라인에서 월 평균 15개의 기사를 읽는 것으로 나타나 월간 단위 구독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분석되었다. 온라인 기사 한건의 가격은 서베이조사 등을 통해 가격 저항이 높지 않고 채택 가능성이 높은 금액을 추출한 것이다.
이 방식이 성공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이면에 있다. 이 두 회사는 독자들이 기사를 읽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전액 돌려주는 정책도 도입했다. 경험재로서 신문이 갖는 약점을 이 정책으로 만회한 것이다. 둘째는 단순한 결제방식이 아니라 뉴스의 개인화 서비스를 고려하고 있다. 소액결제 정책은 모든 온라인 이용자들에게 로그인하게 하며, 그들의 신용카드 정보와 같은 결제정보를 입력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이 방식은 이용자들의 선호를 반영하는 개인화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게 하는 기반을 제공한다. 그동안 뉴스 개인화가 성공적이지 못했던 이유는 전체 방문자 중 로그인 이용자의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뉴스의 개인화 서비스가 가능해지면 보다 효과적인 광고 집행도 가능해 진다. 실제로 브렌들은 이용자가 선호하는 기사를 이메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추천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결국 우리 언론사들이 배워야 할 점은 단기적인 매출증대만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인 연구와 시스템 구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세에 있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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