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미디어

공정보도 장치 무력화…‘연합뉴스’ 내부갈등 법정으로

등록 2015-05-25 20:09수정 2015-05-26 10:55

박노황 사장 편집총국장제 폐지
편집인 임면동의투표 없이 앉혀
‘103일 파업’ 집행부 지방 발령도
노조, 간부 4명 집무정지 가처분 내
편집총국장제 폐지, 비상경영 선포, 일방적인 인사 강행 등으로 <연합뉴스>의 내부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언론계에서는 박노황 사장 체제의 연합뉴스가 김재철 전 사장 체제의 <문화방송>(MBC)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전국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이하 노조)는 이번주 안으로 법원에 회사쪽으로 하여금 단체협약을 이행토록 조처해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연합뉴스 노조는 편집총국장 임명 없이 편집국장 직무대행의 인사 발령을 내고 콘텐츠융합담당 상무이사가 편집인을 맡도록 하는 등 지난 3월 회사의 조처가 단협에 명시된 편집총국장제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해왔다. 노조는 원래 지난 4월말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2012년 파업 당시 지도부에 대한 지방 발령 인사를 보류하겠다는 경영진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를 취하한 바 있다.

그러나 회사가 지난 15일 인사에서 2012년 파업을 주도했던 공병설 전 노조위원장과 2010년 노조 공정보도위원회 간사를 지낸 이주영 기자 등의 지방 인사 발령을 단행하자 다시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한 것이다. 이 인사 조처에 대해 연합뉴스의 비교적 젊은 기자들은 기수별로 잇달아 성명을 내는 등 회사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고, 보직 간부들은 되레 이를 비판하고 회사를 옹호하는 성명을 내는 등 내부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갈등의 핵심에는 편집총국장제가 있다. 연합뉴스는 불공정 보도 논란이 제기됐던 2012년 ‘103일 파업’이라는 진통을 겪은 뒤 공정보도를 위한 장치로서 편집총국장에 대한 임면동의제를 뼈대로 하는 편집총국장제를 만들고, 이를 단체협약 등에 반영했다. 그러나 신임 박노황 사장은 지난 3월 조복래 전 <연합뉴스티브이> 보도국장을 임명동의 투표 없이 편집인으로 앉히는 등 이 제도를 무력화시켰다. 박 사장은 지난 4월 <기자협회보> 인터뷰에서도 “편집총국장제는 편집권 독립이 아니라 데스크로부터의 독립을 위한 장치” 등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언론계에서는 박 사장의 이 같은 인식과 행보가 과거 김재철 전 문화방송 사장을 떠올리게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전 사장은 취임 뒤 그동안 노사가 마련해뒀던 ‘공정방송협의회’ 등 공정방송 관련 조항들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반발을 샀고, 결국 2012년 노조가 파업에 나서는 데 주된 빌미를 제공했다. 최근 문화방송 파업 관련 판결들을 보면, 법원은 대체로 공정방송 관련 제도를 충실히 지키지 않은 김 전 사장에게 당시 방송 파행의 주된 책임을 묻고 있다. 연합뉴스 노조 역시 편집총국장제가 공정보도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는 점을 강조하며, “회사가 이를 지키지 않으면 편집권이 경영권에 종속되어 뉴스통신의 공정성이 심대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전임 노조 간부들을 지방으로 발령낸 15일 인사 조처에 대해서도 ‘부당전보 취하’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