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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또 일낸 가디언…대중 끌어들인 ‘디지털 실험’

등록 2015-06-22 20:29수정 2015-06-23 15:21

공권력에 의해 숨진 피해자 수집에
대중 증언도 포함해 누리집에 올려
“수용자가 저널리즘의 핵심” 선언
글로벌 미디어 가운데 가장 선도적으로 ‘디지털 퍼스트’ 구호를 내걸고 다양한 실험을 펼쳐온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올해 6월1일 <더 카운티드>라는 제목의 새로운 인터렉티브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다시 한번 미디어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 들어 미국에서 경찰 또는 사법집행관에 의해 숨진 사람들의 수를 집계하고, 관련된 통계와 그들이 죽은 사연을 전해주는 프로젝트다. 경찰이 체포 과정에서 흑인 용의자를 죽게 만든 ‘에릭 가너 사건’, 백인 경찰관이 10대 흑인 청년을 총격으로 살해한 일로 촉발된 ‘퍼거슨 사태’ 등 미국에서는 최근 경찰이 비무장 시민을 상대로 과잉 대응을 하는 사건들이 잇따라 일어나 첨예한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더 카운티드>의 가장 큰 특징은 광범위한 대중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 정보를 모으는 ‘크라우드 소싱’ 방식을 전면적으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더 카운티드>의 데이터베이스는 미국 행정당국이 집계한 공식적 통계뿐 아니라 지역별 보도, 민간 통계, 누리집·전자우편·페이스북·트위터 등으로 대중들이 보내주는 증언과 목격담까지 모두 포괄한다. 가디언은 “미국 정부가 법 집행 과정에서 죽은 사람들에 대해 어떤 포괄적인 통계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이 같은 ‘크라우드 소싱’을 프로젝트의 뼈대로 삼았다”고 밝혔다. 총격뿐 아니라 충격기(테이저)에 의한 사망, 교통사고 등도 통계에 포함시켰다.

이렇게 정보를 끌어모은 결과, 2015년 들어 22일 현재까지 법 집행 과정에서 죽은 사람은 전체 525명으로 집계된 상태다. 인종별로는 백인 257명, 흑인 148명, 히스패닉·라틴 계통이 80명으로 분류됐다. <더 카운티드> 누리집에 들어가보면, 죽은 사람들의 신상 정보와 죽게 된 경위, 사건 진행 상황, 관련 기사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업데이트를 계속 해줘야 하는 ‘크라우드 소싱’ 작업의 특성상 일부 사건은 피해자 신원조차 확인되지 않는 등 아직 정보가 완전치는 않다.

가디언은 2012년 ‘오픈 저널리즘’이란 슬로건까지 만들었을 정도로 ‘수용자’(audience) 중심의 저널리즘 혁신을 추구하며 ‘크라우드 소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그런데 이번 <더 카운티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가디언은 아예 “수용자가 우리들이 추구하는 저널리즘의 핵심이다”라고까지 선언했다.

가디언의 ‘오디언스 디렉터’인 매리 해밀튼은 최근 미국 하버드대 ‘니먼저널리즘랩’에 기고한 글에서 “무엇보다 수용자팀이 기자, 편집자, 인터렉티브팀과 협업해 프로젝트 시작 단계부터 ‘수용자 개발’에 공을 들였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누군가 경찰에 의해 죽게 되면, 친구와 가족, 사건에 관련된 경찰, 방관자 또는 목격자, 더 나아가 지역에서 해당 사건을 접하는 독자, 공권력에 항의하는 활동가 등이 저마다의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이런 커뮤니티들로 하여금 장기적으로 이슈를 추적하고 널리 전파할 수 있게 만들어줄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이다. 때문에 가디언은 개별 사건들을 독립적으로 구성하고 이를 페이스북·트위터 등 여러 형태의 소셜미디어에서 공유하는 한편, 기술적으로는 최대한 간단하게 정보의 업데이트를 반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해밀턴은 밝혔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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