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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미디어 전망대] 주장만 난무할 ‘오피셜 댓글’ / 황용석

등록 2015-06-29 20:38수정 2015-06-29 21:08

다음카카오와 네이버가 정부, 기업 등 취재원들이 언론사 기사에 직접 댓글로 의견을 달 수 있는 ‘오피셜 댓글’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양사는 언론사와의 뉴스계약 여부를 평가하는 외부위원회를 공동으로 운영하겠다고 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독립된 ‘공개형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통해 제휴 언론사를 선별하겠다는 것이다. 이 두 조치는 명시적으로는 뉴스유통을 기업이 아닌 사회적 협의체가 결정하게 하고 뉴스로 피해를 입은 취재원에게는 반론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두 조치에 대해 언론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이 두 조치가 이용자 관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정당이나 기업, 언론사 등 포털뉴스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과의 갈등조정을 통해 나왔기 때문이다. 인터넷서비스 시장은 통신이나 방송처럼 허가산업이 아니다. 정파주의 전통이 있는 신문처럼 정치체제와 밀접히 상호작용하는 산업도 아니다. 이 시장은 진입이 자유로운 완전경쟁시장으로서, 이해관계자가 아닌 이용자에게만 초점을 맞추어 끊임없이 혁신을 거듭해 왔다. 네트워크시장의 특성상 1·2위 사업자의 시장 집중도가 높지만, 선발기업의 수명이 그 어떤 산업보다 짧고 국경없는 국제간 경쟁이 일어나는 치열한 곳이다. 그렇기에 이용자의 주목과 관심을 끌기 위한 노력이야말로 혁신과 창조의 원천이다.

그러나 포털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요구가 나타났고 이것이 서비스정책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정치권이나 광고주들은 원치않는 정보를 포털이 길목에서 차단해 주기를 원한다. 뉴스 저작료 등을 놓고 수익배분 갈등도 언론사들과 벌어졌다. 네이버가 그동안 뉴스기사 아웃링크, 뉴스캐스트, 뉴스스탠드 등의 여러 형태로 서비스 변화를 보여 왔는데, 그 변화의 이면에는 이해관계자와의 갈등 조절 전략이 더 크게 작용했다.

양사가 협의의 이해관계 조정보다는 온라인뉴스생태계라는 보다 큰 그림을 고려했으면 한다. 이번 조치들이 협소한 갈등관리로 비춰지는 예를 보자. 온라인뉴스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양사가 공동의 제휴평가 기구를 만든다는 것은 평가 주체가 누구냐를 떠나서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관문을 단일화하는 효과를 발생시킨다. 인터넷에서 유통되어야 하는 언론과 그렇지 않은 언론이 이 기구를 통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양사는 서비스 영역에서 건강한 경쟁을 해야 한다. 상이한 뉴스콘텐츠로 이용자들에게 선택의 다양성을 주어야 하지만, 이 조치는 그 반대의 결과를 만들어 낼 우려가 크다. 평가에서 탈락한 언론사들은 대체 기회를 잃게 된다.

오피셜 댓글은 뉴스발행의 책임이 없는 제3자인 포털이 공식적 반론창구를 주는 것이다. 현행 언론중재제도에서는 상호의견진술을 듣고 전문위원들이 보도기사의 사실성을 검토하고 반론의 범위나 수준을 조정 및 중재한다. 그러나 오피셜댓글은 검증이 불가능한 취재원의 일방적 주장을 반영하게 된다. ‘사실이 아닌 상호 주장의 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 정당, 기업 등 영향력있는 집단의 위기관리를 위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언론사의 플랫폼은 약해지고 취재기자들에게 위축효과를 낳을 수 있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포털은 사회정보를 필터링하는 곳이 아니라 유통시키는 곳이다. 여러 이해집단은 길목차단 효과를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포털은 불법정보가 아닌 이상 다양한 수준, 관점, 그리고 주제를 ‘재현’해주고 이용자의 요구에 맞게 정보를 ‘정확’하게 추출해 주는 것이 미디어로서 핵심기능이다. 이용자 중심의 그리고 검색 중심의 기본 정신을 되새겼으면 한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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