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민 전 MBC PD.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웹툰 ‘예능국 이야기’로 해고…SNS에 ‘번외편’ 올려
“선배의 예능 프로 보고 있으니 같이 일하고 싶다”
“선배의 예능 프로 보고 있으니 같이 일하고 싶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웹툰을 올렸다는 이유로 해고 처분을 받은 <문화방송>(MBC) 권성민 피디(PD)가 ‘예능국 이야기 번외편’이라는 제목의 만화를 그렸다.
권 피디는 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18장의 그림과 함께 “유배는 끝났으니 유배툰은 아니고 해고툰인가”라며 “어쨌든 그냥 갑자기 그리고 싶어져서 그렸습니다”라고 적었다.
그가 공개한 웹툰을 보면 “해고 이후에도 어려움 없이 잘 지내고 있지만 예능 프로그램을 볼 때는 일터 생각이 나서 데미지(피해)가 온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럼에도 챙겨보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면서 “좋아하는 선배의 입봉(데뷔)작이라 처음에는 응원차 보다가 지금은 재미있어서 계속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소개한 프로그램은 문화방송에서 방영중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다. 그는 웹툰을 통해 과거 프로그램의 연출자인 선배 피디와 일하면서 쌓았던 경험과 추억을 회고했다.
권 피디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방송을 보고 현장에서 같이 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웹툰을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웹툰을 본 김민식 MBC 드라마국 피디는 댓글에 “이런 애정 고백, 좋잖아?! 만화 그리다 잘린 놈이 다시 만화 그리며 놀고 있다”라며 “오늘도 그대(권 피디)의 만화에 혼자 댓글놀이 하다 간단다. 많은 선배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너무 멀리 가서 놀진 말고”라고 응원했다.
2012년 예능국 피디로 입사한 권 피디는 지난해 5월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문화방송의 보도 내용을 비판하고 시청자한테 사과하는 글을 올렸다가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MBC는 권 피디가 징계를 마치고 예능본부로 복귀한 직후인 지난해 12월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로 발령냈다. 권 피디는 발령 뒤부터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능국 이야기’란 제목의 만화를 세 차례 직접 그려 올렸다가 해고됐다.
권 피디는 앞서 5월에도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왜곡된 주장을 비판한 두 편의 동영상 광고 ‘10억을 받았습니다’와 ‘두 엄마’를 제작(▶ 관련 기사 : 세월호 유가족은 돈을 원했다? 뒤집어 본 진실)해 화제가 됐다. 최근 뉴스타파의 ‘타파스’ 제작진으로 합류하기도 했다. <한겨레>는 9일 권 피디의 동의를 얻어, 권 피디의 만화 ‘예능국 이야기 번외편’ 전체를 옮긴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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