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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마리텔’ 1인 방송 스타 탄생 어디까지

등록 2015-08-05 19:05수정 2015-10-23 14:41

김영주의 미디어 항해
강아지 ‘단추’마저 일약 스타로 만들어
올드미디어에 침투한 ‘빅파워’ 행보 주목
“채널은 많고 인재는 더 많다”.

디지털 미디어 기술의 발달은 수많은 채널과 스타를 만들어내고 있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가 접할 수 있었던 채널은 소수의 지상파 채널 몇 개였다. 스타도 텔레비전에서 탄생했다. 그러나 2015년 현재 우리는 다양한 기기에서 다양한 플랫폼을 매개로 수백개 이상의 채널을 이용할 수 있다. 1인 방송도 그 수많은 채널 중 하나다. 비제이(BJ·인터넷 방송 진행자) ‘대도서관’이나 ‘양띵’과 같은 사람들은 그런 채널들이 낳은 스타들이다. 책을 빌려보는 큰도서관인줄만 알았던(지금도 그렇게 알고 있을 독자들도 있겠지만) 대도서관은 유튜브와 <아프리카티브이>의 1인 방송채널이 낳은 게임 전문 인기 비제이다. 그의 인기는 그가 키우는 강아지 ‘단추’마저 일약 스타로 만들어 놓았다.

얼마 전부터인가 미디어 관련 기사에 종종 엠시엔(MCN, Multi Channel Networks)이란 용어가 등장한다. 우리말로 ‘다중채널네트워크’ 정도로 소개되고 있다. 유튜브, 아프리카티브이 등을 기반으로 1인 창작자 혹은 1인 제작자가 운영하는 채널이 증가하면서 이들의 동영상 제작과 유통을 지원해 주는 회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이들을 엠시엔이라는 용어로 통칭한다. 최근 이들 1인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사업자 혹은 1인 제작자들이 스스로 설립한 엠시엔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디즈니와 드림웍스는 메이커스튜디오, <어썸니스 티브이>라는 엠시엔 업체를 인수했고, 뉴스코프, 바이어컴, 컴캐스트, 에이티앤티(AT&T) 등은 지분투자 형식으로 엠시엔 영역에 발을 들여놓았다. 한국에서는 씨제이이앤엠(CJ E&M), 트레저헌터, 판도라 티브이 등이 엠시엔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1인 방송을 지원하는 기업이 생기고, 기존의 미디어 기업들이 손을 내민다는 것은 1인 방송 이용자층과 여기에 광고를 내보내는 광고주들의 규모가 이미 ‘시장’으로 형성될 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좀더 확대 해석하자면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지평이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1인 방송은 기존의 거대 방송국과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 기업이 아닌, 말그대로 ‘자유롭고 창의적인 일반인’이 웹이나 앱 기반으로 채널을 열고 자신들이 만든 콘텐츠를 내보내는 방송이다. 1인 방송의 장르와 포맷, 콘텐츠는 1인 방송의 채널만큼이나 다양하고, 다양한 만큼 파격적이고 실험적이다. 최근 <문화방송>(MBC)에서 방송되며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이리틀텔레비전>은 1인 방송을 지상파 방송으로 옮겨온 것이다.

사진 문화방송 누리집 갈무리
사진 문화방송 누리집 갈무리
1인 방송이 어색하지 않은 시대에 어느덧 올드 미디어의 대표주자가 되어버린 티브이의 선택이 궁금하다. <마이리틀텔레비전>으로 이제 막 지상파로 들어온 1인 방송이 언젠가는 전통적인 방송프로그램과 방송사업자들을 잡아먹는 ‘빅 파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외의 미디어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엠시엔 사업체들을 인수하거나 지분투자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영역에 대응하고 있다. 한국은 지상파 사업자가 ‘1인 방송’ 프로그램 형식을 활용하고, 포털도 엠시엔 영역으로 들어서고 있다. 1인 방송 시대가 가져오는 변화의 속도는 사업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를 것 같다. 엠시엔이 신문을 포함한 전통 미디어 기업들에게 경쟁의 대상이 될지 협업의 파트너가 될지 모르겠다. 1인 방송의 주 이용층은 10대와 20대이고, 그들이 추앙하는 1인 방송 스타들도 젊은이들이다. 그래서 늙어가는 전통 미디어 기업들의 선택은 자명한 것 아닌가? 1인 방송인들의 아이디어와 창의적 콘텐츠, 그들이 자신의 펜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자신들의 샘물로 퍼올려야 하는 것 아닌가? 해외의 올드미디어들의 행보에도 그런 포석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앞으로의 변화가 더욱 궁금해진다.

김영주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센터장

[관련영상] 마리텔 ‘따라방송’ 〈마이리틀잉여싸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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