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방문진 이사장 “과거 발언 재언급하는 건 맞지 않아”
“국가안전 염려하는 안보에 관한 얘기였다” 궁색한 변명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대선 직후인 지난 2013년 1월 문재인 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대해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한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문화방송>(MBC) 대주주) 이사장은 4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당시 발언은 내가 애국단체 활동을 할 때였고, 공영방송 이사장이 된 지금 그 때 발언을 다시 언급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공개된 동영상에 나와있는 대로다”라며 발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발언에 대한 지금의 생각을 묻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MBC 방문진 이사장, 동영상 보니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고 이사장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발언이 아니냐는 기자 질문에 “국가안전을 염려하는 안보에 관련한 얘기였지, 정치적인 편향성을 띤 발언이 아니다. 나는 정치에 뜻을 두고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고 이사장은 엠비시 운영에 관해선 “대한민국 안전이나 자유민주체제에 장애를 주지 않는 한에서 편성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성명을 내어 “아무리 공영방송 장악 의지가 커도 지켜야 할 선이 있는 것이다. 이 정도의 막말과 역사인식이라면 고영주 이사장은 방문진 이사직을 수행해서는 안 된다”며 “고영주 이사장은 지금 당장 자신의 망언에 대해 문재인 대표, 부림사건 피해자, 그리고 국민 앞에 사과하고 방문진을 떠나라. 그것만이 민주주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고 비판했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3일 고 이사장이 2013년 1월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애국시민사회진영 신년하례회’행사에 참석해 발언한 모습이 담긴 동영상(https://youtu.be/gkjCMt-HPmM)을 공개했다. 당시 고 이사장은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라는 단체의 위원장 자격으로 인사말을 했는데 “부림사건은 민주화운동이 아니라 공산주의운동이었고, 당시 변호를 맡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후보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 “문재인 후보도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이) 적화될 것이 시간문제다 확신을 갖고 있었다”는 등의 발언이 포함돼 있어 논란을 낳았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관련영상] 고영주 이사장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당선됐으면 적화 시간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