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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미디어 전망대] 포털뉴스와 정치 중립성 / 황용석

등록 2015-09-14 20:19수정 2015-09-15 10:31

네이버의 모바일 뉴스서비스가 정치적 편향을 갖고 있다는 새누리당의 위탁보고서가 국정감사의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내용분석을 수행한 이 보고서는 방법론적으로 볼 때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정 정당에 대한 긍정과 부정 기사를 분류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분석 시점에서의 정치적 상황이나 포털에 공급되는 기사의 특성을 무시하고 기사의 단순 성향분포로 특정정당의 유불리를 따졌다. 만약 이런 조사가 필요하다면 보다 중립적인 기관에서 비교기준을 설정한 후 반복적인 조사를 수행하는 것이 적절했을 것이다.

조사결과를 떠나서 포털뉴스의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는 것은 매체의 영향력을 놓고 볼 때 자연스럽다. 특히 검색엔진이나 소셜미디어처럼 디지털뉴스매개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들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국제적으로도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디지털뉴스매개자에 대한 정책모형이 없는 가운데 정당정치의 소재만 되고 있어 안타깝다.

검색엔진은 중립적이어야 함이 마땅하다. ‘검색중립성’은 이용자들이 검색어를 입력하면, 상업적 또는 정치적 목적으로 특정 정보를 배제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한다. 이는 인터넷회선 사업자가 속도조정 등을 통해 콘텐츠를 차별적으로 다루어서는 안된다는 ‘망 중립성’ 개념과 유사하다.

검색중립성 논쟁은 주로 광고물과 같은 상업적 콘텐츠에서 일어났다. 대표적으로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는 2013년 구글이 자사의 상업적 콘텐츠가 유리하게 검색결과에 나오도록 해서 중립성을 훼손하고 소비자, 온라인 검색 혁신, 광고시장에 큰 피해를 초래했다며 독점방지법 위반 조사를 한 바 있다. 위원회가 무혐의 결정을 내리자 미국 기업을 보호하려는 국수주의적 결정이라는 국제적 비난이 일었다. 최근 일단의 학자들이 구글이 언론사 인터넷광고를 배치하는 데 있어 편향성을 갖는다는 수리모형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의 방송통신위원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영국의 오프컴은 여론 다원주의 관점에서 검색엔진과 같은 디지털뉴스매개자의 영향력을 분석하고 있다. 영국의 로빈 포스터는 2012년 ‘디지털세계에서 뉴스 다원성’이란 보고서에서 검색엔진은 최대한 다양한 정보원을 포함하고, 민관산이 결합된 협의구조를 통해 이용자들의 뉴스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검색원칙을 공표하고, 검색결과물의 편집에 대한 사회적 문제제기에 대응하는 가이드라인과 자율규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오프컴의 다원주의 정책대상에 디지털뉴스매개자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폈다.

한국에서의 포털뉴스에 대한 정치권의 접근은 독특하다. 사회정보의 길목인 검색포털에게 사이버 인터넷언론 등을 통제할 ‘차단 기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기사를 차별적으로 차단하게 하는 권리를 검색엔진에 부여하는 것은 미디어 다원주의 정책과 상반된다. 뉴스제공자의 자정활동의 부족을 뉴스매개자의 차단기능으로 해결하려는 것이다. 검색과 다르게 포털뉴스의 편집서비스는 언론의 공정성 논쟁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가 편집정책 등을 공표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환영받고 있지 못하다. 사회적 책임활동으로 뉴스편집의 중립성에 대한 검증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것이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미디어로서 검색포털의 뉴스매개 활동을 어떻게 볼 것인가는 전체 인터넷뉴스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관점이다. 그 논의가 너무 이해관계에 끌려가서도 안되며, 표현의 자유나 자유로운 정보유통을 저해해서도 안된다. 미디어 다원주의 관점에서의 차분한 대응이 필요한 때이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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