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일 문화방송(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함귀용 방송통신심의위원 막말 논란
‘MBC 의혹 보도’ 심의 자리에서
근거없이 사실 단정 발언 쏟아내
‘MBC 의혹 보도’ 심의 자리에서
근거없이 사실 단정 발언 쏟아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인 박주신씨의 ‘병역 기피’ 의혹을 다룬 <문화방송>(MBC) 보도를 심의하는 과정에서, 정부·여당 추천 함귀용 심의위원이 별다른 근거 없이 의혹을 사실로 단정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 입길에 올랐다.
지난 23일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지난 1일치 문화방송 <뉴스데스크>의 박주신씨 관련 보도에 대해 객관성 위반, 공정성 위반, 명예훼손에 해당되는지를 놓고 심의를 진행했다. 문화방송은 “시민단체가 박주신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등 박씨의 병역기피 의혹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주신씨의 엠아르아이 사진은 20대가 아닌 40대 남성의 것’이라는 한 전문가의 주장을 따 보도했다. 박 시장은 이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허위·왜곡 보도”라며 9일 문화방송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박주신씨는 애초 공군에 입대했으나 허리디스크로 귀가 조처된 뒤 2011년12월 재검을 통해 4급 공익요원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병역기피 의혹이 제기돼 2012년 연대 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검증을 받았고, 병무청·검찰·법원 등에서 모두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심의에서 함귀용 심의위원은 “국민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이 더 안타깝다”며 엠비시 보도 내용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법조인들을 통해 들은 얘기다. 석회화 현상이 있는 혜민병원 엠아르아이 사진이 주신씨의 것일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세브란스병원 공개검증에 대해서도 “제한된 인원만 참여했다”, “엠아르아이 기사가 당시 어떤 사람과 600번을 통화했다” 등의 발언을 했다.
“함 심의위원의 주장 또한 의혹에 불과하다”는 반론에 대해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합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문화방송 쪽의 의견을 듣자는 제안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언론의 자유를 위해 동의할 수 없다” “대한민국 기자가 이런 식의 보도도 못 한다면 도대체 뭘 보도하라는 거냐. 박원순 시장 관련 사안에는 재갈을 물어야 하냐”라고 강력 반발했다.
야권 추천 심의위원들은 문화방송 보도가 박 시장 쪽의 반론권을 주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문화방송 제작진의 의견진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논란 끝에 이날 소위원회는 문화방송 제작진의 의견진술을 듣기로 결정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