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한국방송>(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오는 16일 열릴 전망이다. 정부의 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대한 야당의 반발로 4일 예정됐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전체회의는 열리지 못했지만, 여야가 애초 합의했던 청문회 일정은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청문회에서는 고 후보자가 과거 한국방송 보도 책임자로서 보였던 행태들이 집중적으로 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 고 후보자는 정권에 우호적인 편파보도를 주도했다는 비판을 줄곧 받아왔다.
2009년 한국방송 취재진은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의 ‘스폰서 해외여행’ 의혹을 미리 확인해 기사까지 작성했으나, 당시 보도국장이었던 고 후보자는 “증거가 없다”며 보도를 미뤘다가 천 내정자가 사퇴한 뒤에야 뒤늦게 보도했다. 고 후보자는 용산참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등의 국면에서도 검찰 쪽 입장을 주로 인용한 보도로 비판을 받았다.
2011년에는 수신료 인상 추진 과정에서 한국방송 기자가 당시 민주당 대표실을 도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보도본부장이었던 고 후보자의 책임 문제가 불거졌다. 또 비슷한 시기 보도본부 간부들과 함께 현대그룹에서 댄 비용으로 골프를 쳤다가 회사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고 사내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고 후보자는 보도국장 재직 중이던 2009년 기자협회 신임투표에서 93.5%의 ‘불신임’을 받았고, 보도본부장 재직 중이던 2012년에는 노동조합 신임투표에서 84%의 ‘불신임’을 받은 뒤 해임됐다. 2012년, 2014년에 사장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