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9월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명희 공주대 교수(오른쪽)가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 오류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유력 후보 거론 인사들 공모 포기
이 교수, 사장 선임 가능성에 무게
이념 편향·청와대 개입 비판일 듯
이 교수, 사장 선임 가능성에 무게
이념 편향·청와대 개입 비판일 듯
<교육방송>(EBS) 사장 공모에 애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인사들이 참여하지 않아, 초창기부터 ‘내정설’이 돌았던 이명희 공주대 교수(역사교육학)의 사장 선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 교수는 2008년 교과서포럼, 2011년 한국현대사학회 등 이른바 ‘뉴라이트’ 계열의 역사 관련 활동에 깊이 간여해 왔으며, 2013년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 교과서의 대표 집필자다.
18일 마감된 교육방송 사장 공모에는 교육방송 전·현직 간부 등 12명이 지원했는데, 이 교수 역시 지원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반면 이 교수와 함께 유력 후보로 꼽혔던 류석춘 연세대 교수(사회학),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교육학), 김대희 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상임위원 등은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통위 한 관계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정부·여당의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발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지원자들 가운데 이명희 교수의 경쟁 상대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앞서 교육방송 사장 선임 권한이 있는 방통위의 공모 절차가 늦어진 데다가 일각에서 ‘이명희 교수 청와대 내정설’ 등이 흘러나와 논란이 일었다.(▶관련 기사 : EBS 사장 ‘뉴라이트’ 내정설…방송까지 ‘국정화’? ) 공모 마감을 앞두고는 대표적인 뉴라이트 계열 학자이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인 류석춘 교수, 역사교과서 국정화 지지운동을 벌인 양정호 교수 등이 또다른 유력 후보로 부각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이명희 교수 혼자만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밝혀져, 이 교수의 사장 선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는 한편 이 교수의 이념적 편향성과 ‘청와대 내정설’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불거지는 상황이다.
정의당 언론개혁기획단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명희 교수는 ‘현재 좌파 진영이 교육계와 언론계의 70%, 예술계의 80% 출판계의 90%, 학계의 60%, 연예계의 70%를 각각 장악하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피며 색깔론 공세에 열을 올리는 대표적인 인물”이라며 “이런 인물이 교육방송의 사장이 된다는 것은 역사교육은 물론이고 우리 교육계의 큰 재앙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비판했다. 또 “뉴라이트 인사들이 모두 빠져 있고, 오로지 이명희 교수 한 명만이 포함됐다는 얘기는 사실상 내정되어 있다는 것”이라며 ‘청와대 내정설’ 의혹을 제기했다.
전국언론노조 교육방송지부는 앞서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려하는 이념 편향 인사가 임명된다면 최성준 방통위원장을 헌법·방송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신임 사장의 출근 저지 투쟁, 총파업까지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방통위는 오는 23일 12명의 지원자 가운데 면접심사 등의 대상이 될 후보들을 추려낼 전망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