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EBS) 차기 사장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인사들 가운데 이명희 공주대 교수(역사교육학)만 공모에 지원해, 그의 사장 선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 교수는 2008년 교과서포럼, 2011년 한국현대사학회 등 이른바 ‘뉴라이트’ 계열의 역사 관련 활동에 깊이 간여해 왔으며, 2013년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 교과서의 대표 집필자다.
18일 마감된 교육방송 사장 공모자 12명 가운데 이 교수도 포함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대표적인 뉴라이트 계열 학자이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인 류석춘 연세대 교수(사회학), 역사교과서 국정화 지지운동을 벌인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교육학) 등도 이 교수와 함께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통신위원회 한 관계자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등에 적극적으로 발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교수의 경쟁 상대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앞서 교육방송 사장 선임 권한이 있는 방통위의 공모 절차가 늦어진데다 일각에서 ‘청와대 내정설’ 등이 흘러나와 논란이 일었다.(<한겨레> 16일치 21면 ‘EBS 사장 ‘뉴라이트’ 내정설…방송까지 ‘국정화’?’)
정의당 언론개혁기획단은 이날 논평을 내어 “이명희 교수는 ‘현재 좌파 진영이 교육계와 언론계의 70%, 예술계의 80%, 출판계의 90%, 학계의 60%, 연예계의 70%를 각각 장악하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피며 색깔론 공세에 열을 올리는 대표적인 인물”이라며 “이런 인물이 교육방송의 사장이 된다는 것은 역사교육은 물론이고 우리 교육계의 큰 재앙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조 교육방송지부는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우려하는 이념 편향 인사가 임명된다면 최성준 방통위원장을 헌법·방송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신임 사장의 출근 저지 투쟁, 총파업까지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방통위는 23일 12명의 지원자 가운데 면접심사 등의 대상이 될 후보들을 추릴 전망이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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