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리포트] 종편 4년-방송의 질적 저하
종편 시청자 분화현상 뚜렷
장년층은 충성도 높아 “채널 고정”
종편 시청자 분화현상 뚜렷
장년층은 충성도 높아 “채널 고정”
종편 시청자 내부에서도 ‘분화’가 나타나고 있다. 티브이조선·채널에이·엠비엔 등 3개 채널을 집중적으로 보는 시청자들과 제이티비시를 주로 보는 시청자들이 갈리고 있는 것이다.
강원도에 사는 진아무개(62)씨는 채널에이·티브이조선·엠비엔을 주로 본다. 주로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보는 그는 “자세한 정보와 뒷배경 등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이티비시는 “출연자 수가 너무 적어서” 거의 보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아무개(24)씨는 제이티비시의 <뉴스룸>과 <비정상회담>등을 챙겨서 본다. 이씨는 “평소 티브이를 즐겨 보지 않아서 지상파·종편·케이블 등에 대한 구분도 없다. 단지 프로그램 자체가 재밌어서 제이티비시를 좀 더 챙겨 볼 뿐”이라고 했다.
이런 분화 현상은 최근 연구로도 확인됐다.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채성일씨가 쓴 석사논문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 레퍼토리에 관한 연구’를 보면, 436명에게 자주 보는 방송 프로그램들을 꼽아보게 한 결과 티브이조선·채널에이·엠비엔을 더 선호하는 집단과 제이티비시를 더 선호하는 집단이 뚜렷이 나뉘었다. 티브이조선·채널에이·엠비엔 선호 집단의 연령층이 좀 더 높았으며, 이들은 ‘정보 추구’를 위해 뉴스와 시사 보도를 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이티비시 선호 집단은 연령층이 더 낮고, 오락형 프로그램을 주로 봤다.
제이티비시 선호 집단이 355명으로 규모는 더 크지만, 논문은 “티브이조선·채널에이·엠비엔 선호 집단(81명)이 현재 종편의 주요 시청자층”이라고 봤다. 응답자 전체가 즐겨 보는 종편 프로그램의 평균 개수는 2.29개였는데 이 집단은 8.66개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70%가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에게 투표했고, 42%가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등 보수적 성격인 점도 드러났다. 반면 제이티비시 선호 집단은 종편만을 시청하는 행태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논문은 “다채널·다매체 시대에 티브이 이외의 다른 미디어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집단”으로 풀이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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