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콘텐츠를 짧은 시간에 즐기는 이른바 ‘스낵컬처’(Snack Culture) 문화가 사회 전반에 자리 잡으면서 포털업계도 관련 서비스 강화에 힘쓰고 있다.
웹툰부터 스포츠, 동영상 등 다양한 소재의 콘텐츠가 포털과 모바일이라는 대형플랫폼을 만나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스낵컬처는 2013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해 올해 들어서는 다양한 영역으로 급격히 확대됐다.
스낵컬처 선호 현상은 스마트기기가 익숙한 젊은 세대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KT경제경영연구소와 함께 전국 20대 남녀 91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콘텐츠를 끝까지 보는 비율이 △ 동영상 46.0% △ 그림·일러스트 46.0% △ 텍스트 42.4% △ 사진·움짤 42.4% △ 인포그래픽 24.8%로 모든 유형에서 완독 비율이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콘텐츠의 분량도 △ 동영상 43.1초 △ 텍스트 14.4문단(약30줄) △ 그림·일러트스 17장 △ 사진·움짤 10장 △ 인포그래픽 9.3장으로 매우 짧았다.
이런 소비문화에 맞게 포털업계도 다양한 스낵컬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다음 웹툰에서는 신개념 서비스인 ‘공뷰’가 인기다.
공강 시간에 보는 웹툰이라는 의미로, 긴 서사 구조를 지닌 기존의 웹툰과 달리 간결한 스토리로 구성돼 출근길이나 쉬는 시간을 이용해 짬짬이 감상하기에 편리하다.
공뷰 웹툰은 지난해 11월 10여편의 작품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보름 만에 누적 조회 수 500만건을 넘어서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음스포츠에서 제공하는 ‘3분 야구’, ‘3분 축구’ 역시 제때 경기를 챙겨볼 수 없는 바쁜 스포츠팬들 사이에서 호응이 높다.
경기의 주요 장면과 관련 기사, 선수 인터뷰 등 핵심 정보를 3분 분량으로 요약해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앞으로 다양한 스포츠 종목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이밖에 동서양의 고전 작품을 5분 분량의 간결한 그래픽 영상으로 담아낸 ‘고전5미닛’, 스낵컬처의 종합판 격으로 가장 최근 출시된 ‘1boon’(일분)도 카카오가 야심 차게 선보인 서비스다.
네이버는 웹툰이 하루 방문자 수 750만명, 누적 조회 수 620억회를 기록하며 대표적인 스낵컬처 콘텐츠로 자리 잡자 동영상 분야에 새로 공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TV캐스트에서는 올해만 신규 웹드라마 47편이 방영됐고 총 재생 수 1천만건이 넘는 작품이 여럿 나왔다.
현재 상영 중인 웹드라마의 본편 평균 재생 수는 15만건으로, 이 중 10만건을 넘는 작품이 전체의 46% 이상을 차지한다.
올해 처음 선보인 웹예능 ‘신서유기’는 누적 재생 수 5천200만건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밖에 SK커뮤니케이션즈가 올 10월 베타 버전으로 출시한 ‘잇픽’도 스낵컬처족을 겨냥한 서비스 중 하나다.
이와 같은 포털업계의 스낵컬처 서비스 강화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네이버는 새로운 장르와 형식의 웹오리지널 콘텐츠 발굴을 위해 내년부터 3년간 100억원가량을 지원하기로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온리’ 시대에 높은 몰입도와 재미를 주는 스낵 컬처의 인기는 당연한 현상”이라며 “앞으로는 형식이 더욱 다양해지고 분량은 훨씬 간결해지면서 더 많은 이용자를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