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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새해 화두는 삶에 절망한 ‘청년’

등록 2016-01-11 20:06수정 2016-01-11 20:55

일간지 새해 특집 보니

‘헬조선’ ‘이생망’ 등 청년 현실 반영
심층 인터뷰 등 현장 목소리 충실
한중일 육성 인터랙티브 콘텐츠도
청년 세대 넘어 사회문제로 인식
노동·빈곤 문제 함께 짚어야
경향신문의 새해 ‘청년’ 기획 시리즈. 각 신문 지면 갈무리
경향신문의 새해 ‘청년’ 기획 시리즈. 각 신문 지면 갈무리
새해가 되면 일간지들은 저마다의 관심 주제를 담은 특집 기획을 선보이는데, 올해에는 ‘청년’ 세대가 공통된 관심사로 떠올랐다. 청년 세대를 주제로 삼아 본격적인 기획 시리즈를 내놓은 곳은 <경향신문>과 <한겨레>다. <한국일보>는 한·중·일 3국의 청년에 대한 ‘인터랙티브’ 형식의 디지털 콘텐츠를 내놨다. 지난 한 해 우리 사회에서는 ‘헬조선’(지옥과 같은 한국), ‘금수저·흙수저’(태생에 따른 양극화) 등 한국에서의 삶을 비관하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아우성처럼 터져나온 바 있는데, 이런 현실이 반영된 새해 기획으로 보인다.

경향신문은 ‘창간 70년 기획’으로 ‘부들부들 청년’이란 기획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이 신문은 “고통받고 분노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는 ‘실패담’이 아니라 병든 한국 사회를 치유할 ‘문진’”이라는 기획 취지를 밝혔다. 시리즈는 “여러 미래 시나리오 가운데 20~34살 청년들 다수가 ‘붕괴 뒤 새로운 시작’이라는 시나리오를 선호했다”는, 청년들이 현실에 대해 아무런 기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로 시작한다.

4일치에 실린 2회에서는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요)이라는 농담을 열쇳말로 삼아, 취업준비생, 대학생, 직장인 할 것 없이 청년 모두 “암울한 미래”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지니고 있으며, 이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등 “자학적 열패감”에 빠져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11일치에 실린 3회에서는 “4년제 ‘인서울’ 대학 졸업자나 취업준비생 중심으로 다뤄졌던” 기존 청년 담론에 대한 비판을 담았다. ‘청년’이란 말의 울타리를 더 넓혀야 한다는 제안이다. 이 시리즈는 ‘청년의 경고’,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청년을 위한 정치는 없다’, ‘리셋, 어떻게 할 것인가’ 등 4부작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겨레의 새해 ‘청년’ 기획 시리즈. 각 신문 지면 갈무리
한겨레의 새해 ‘청년’ 기획 시리즈. 각 신문 지면 갈무리
한겨레는 ‘청년에게 공정한 출발선을’이란 제목의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시리즈 첫 회는 생활에 쫓겨 정규직 취업도 제대로 준비하기 힘든 25살 청년의 삶을 보여주며 “청년 세대의 ‘희망 컨베이어 벨트’가 끊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졸업-취업-결혼 등 이전 세대들이 당연시했던 ‘소박한 삶의 궤적’이 더 이상 현재 청년 세대들에게는 당연하지 않아진 현실을 짚은 것이다. 또 “자신의 삶을 결정짓는 사회 구조에 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다”, “그러나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한계를 더 또렷하게 느끼며 절망감이 높다”, “연령 구분 등이 모호해지고 단일한 집단으로 규정하기 힘들다” 등 ‘2016년 청년 세대’에 대한 고유의 분석도 담았다.

4일치에 실린 2회에서는 취업난, 장시간 저임 노동, 전근대적인 기업 문화 등 한국 현실을 피해 오스트레일리아(호주)로 떠난 청년들의 목소리를 통해 ‘탈조선’(한국을 떠나는 것) 실태를 보여줬다. 11일치 3회에서는 청년의 빈곤한 삶에서 가장 큰 문젯거리로 꼽히는 주거 문제를 다뤘다.

한국일보의 새해 ‘청년’ 기획 시리즈. 각 신문 지면 갈무리
한국일보의 새해 ‘청년’ 기획 시리즈. 각 신문 지면 갈무리
‘한·중·일 청년 리포트’는 한국일보가 새해를 맞아 선보인 인터랙티브 형식의 디지털 콘텐츠다. ‘취업·창업’, ‘주거’, ‘결혼’, ‘관계’ 등 네 분야에 대해 한국, 중국, 일본 3개국 청년 38명의 육성을 담았다. 이들이 말하는 청년의 삶은 나라별로 비슷한 구석도, 다른 구석도 있다. 한국에 ‘취집’(취직 대신 시집)이란 말이 있다면, 일본에는 ‘곤카쓰’(결혼활동)란 말이 있다. 반면 대기업-중소기업-취업준비생 등으로 위계화된 취업 시장에 짓눌리는 대다수 한국 청년들과 다르게 중국 청년들은 창업과 성공의 가능성에 조금 더 긍정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편이라 한다.

이런 시리즈들에 대해 칼럼니스트 박권일씨는 “청년 내부의 다양한 분화를 염두에 두고(한겨레), 청년이란 규정의 울타리를 넓히고(경향), 동북아시아 차원에서 바라보려(한국) 하는 등 새로운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그는 “우리 사회에 이미 청년 세대에 대해 온정적·동정적 시각이 공유되고 있는데, 그런 관성적인 시각을 넘어서는 접근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를테면 한 세대를 편의적으로 뭉뚱그리다 보면 노동 문제나 빈곤 문제 등에 대한 진단을 가리는 효과도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청년 담론은 다른 이론 틀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검토되고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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