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티브이'의 방석호 사장
방석호 사장 가족과 고액 만찬 의혹
<아리랑티브이>의 방석호 사장이 국외 출장 때 가족들과 여행을 하며 회삿돈을 부적절하게 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인 아리랑티브이는 자체적인 재원 마련이 어려워 방송통신발전기금 등의 공적 자금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1일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하고 <뉴스타파>와 <경향신문>이 보도한 내용을 보면, 방석호 아리랑티브이 사장은 2015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과 관련해 미국 뉴욕으로 출장을 가 있는 동안 6일치 렌터카 비용으로 4140달러, 최고급 캐비어 음식점에서 식사비 930달러, 최고급 스테이크점에서 식사비 516달러 등 거액의 출장비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방 사장은 유엔본부 인사 등과 함께 식사를 했다며 경비에 대한 증빙을 제출했으나, 방 사장이 식사를 함께 했다고 주장한 인사들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방 사장의 출장 기간에 방 사장의 딸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빠 출장 따라오는 껌딱지 민폐딸” 등의 메시지와 함께 뉴욕 인근 여행지 여러 곳에서 방 사장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 방 사장이 업무상 출장 기간에 공금으로 가족을 동반해 여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앞서 방 사장은 같은 해 5월 홀로 7일 동안 미국 뉴욕으로 출장을 다녀왔는데, 이때에도 이해할 수 없이 많은 출장비를 쓴 것으로도 드러났다. 혼자 갔는데도 성인 4명이 투숙할 수 있는 최고급 숙소를 잡아 전체 3443달러를 숙박비로 지출했고, 여러차례 고급 음식점에서 한끼에 500~800달러에 이르는 거액의 식사비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출장 기간 동안 뉴욕에서 비행기로 2시간 떨어진 노스캐롤라이나에 다녀왔는데, 당시 방 사장의 아들은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듀크대에 재학 중이었으며 방 사장이 방문한 이틀 뒤에 듀크대 졸업식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리랑티브이 쪽은 이날 자료를 내고 “추석 연휴라서 방 사장의 공식 일정이 빈 시간대에 가족을 만났지만, 회사 비용으로 가족의 비행기표 등 여행 경비를 부담한 사실은 없다”, “(식사비 집행과 관련해) 실제 참석자 명단을 사후 확인하지 않아서 혼선이 생겼을 뿐 정당한 경비 집행이었다”, “앞선 5월 출장 때에는 업무가 조기에 마무리되어 주말을 이용해 아들의 듀크대 졸업식에 갔는데, 법인 카드를 사용한 사실이 뒤늦게 발견되어 유감”이라는 등의 해명을 내놨다.
방석호 사장은 <한국방송>(KBS) 이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 등을 거쳐 2014년 아리랑티브이 사장으로 선임됐으며, 당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한국방송 이사 시절에는 정연주 당시 사장이 배임 등의 혐의로 해임될 때 찬성표를 던졌다. 정 전 사장은 추후 대법원에서 ‘해임 무효’ 판결을 받아낸 바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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