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 보도국장이 취재를 위해 자신에게 전화를 건 기자에게 욕설과 폭언을 한 것으로 밝혀져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미디어 전문 매체인 <미디어오늘>과 전국언론노조가 밝힌 내용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1시40분께 미디어오늘 소속의 한 기자가 이전 문화방송의 여론조사 보도와 관련된 취재를 하다가 최기화 문화방송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디어오늘 기자가 자신의 소속을 밝히자마자 최 보도국장은 “야, 이 ○새끼야. 어디서 내 정보를 안 거야. 이 싸가지 없는 새끼” 등 욕설을 퍼부었다. 미디어오늘 기자는 출입처 선배를 통해 전화번호를 알았다고 했으나, 최 보도국장은 “미디어오늘은 엠비시 출입하는 놈 없어”, “지랄하지 마” 등의 폭언을 한 뒤 전화를 끊었다. 미디어오늘은 자사 누리집에 실은 보도를 통해 자사 기자와 최 보도국장 사이에 오간 대화 전문을 공개했다. <한겨레> 역시 당사자 확인을 위해 최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최 보도국장은 기자가 소속을 밝히자마자 “이 새끼들아, 전화 좀 하지 마라”며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한편 문화방송 노조는 이날 발행한 비대위 특보를 통해 최 보도국장이 지난해 9월 편집회의에서 “노조의 취재에 응하지 말라”고 지시했던 행위가 최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받았다는 사실을 전했다. 최 보도국장은 지난해 9월 보도국 편집회의에서 “노조 민실위(민주언론실천위원회)의 취재에 응하지 말고, 민실위 간사와 접촉할 경우 접촉 사실을 보고하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지노위쪽은 ““민실위에 대한 취재 불응과 접촉 보고 지시는 노동조합 운영에 대해 지배, 개입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정하고, “이 같은 부당노동행위를 즉시 중단하고, 10일 이내에 판정서 내용을 사내 공용 게시판 및 전자 게시판에 7일간 게시하라”고 결정했다.
전국언론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최 보도국장은) 질문 내용은 듣지도 않은 채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매체라고 노골적으로 감정을 드러내고 적대시하며 취재 기자의 인격을 묵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당장 미디어오늘 기자에게 사과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길 권고한다”고 밝혔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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