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들 실태고발 뒤 노조 꾸려
문화예술인들 저작권 침해 등 고발
문화예술인들 저작권 침해 등 고발
이른바 ‘열정페이’ 문제가 심각한 직업으로 언급돼온 방송작가, 문화예술인들이 스스로 ‘권리 찾기’ 행동에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방송작가들의 모임인 ‘방송작가 유니언’은 16일 오후 서울 중구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작가 노동인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응답자 647명 가운데 68.8%가 ‘구두계약’으로, 24.6%가 ‘노동조건을 모르는 상태’로 일했다고 밝혀 대부분 불안한 지위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면계약을 맺었다’는 응답은 6.6%에 그쳤다. 프로그램 개편이나 제작 중단, 시청률 하락이나 담당 피디와의 불화 등이 주된 고용 해지 사유로 꼽히기도 했다. 월평균으로 환산한 급여가 140만원에 못 미치는 경우가 49.9%나 됐고 ‘막내작가’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최저임금(6030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3880원 정도였다. 4대 보험 직장 가입률은 1~2%에 불과했다. 인격 무시 발언(82.8%), 욕설(58.4%), 폭행(3.2%), 성폭력(41.1%), 사적인 지시(76.9%) 등 광범위한 인권침해 실태도 드러났다.
이번 실태조사를 계기로 ‘방송작가 유니언’이 꾸려졌고, 100여명이 온라인 카페에 가입하는 등 참여 열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예술인들도 나섰다. 로이대응모임, 문화연대, 뮤지션유니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예술인소셜유니온, 참여연대 등 문화예술단체와 시민단체 등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작권 가로채기’ 등 문화예술계의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공동행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해 방송 배경음악 공급업체인 로이엔터테인먼트(로이) 소속 작곡가들이 “회사가 작곡가 이름을 표기하지 않고 저작권을 영구히 회사에 양도하라는 계약서를 쓸 것을 요구했다”며 저작권 침해 실태를 알린 것이 단초가 됐다. 첫번째 행동으로 이들은 로이를 저작권법 위반, 불공정 거래, 탈세, 노동법 위반 등으로 검찰,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노동청 등에 고발·신고했다.
지난 3일 발표된 ‘2015 문화예술인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예술인의 69.3%가 계약 없이 예술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계약 체결 경험이 있는 예술인 가운데 12.2%는 부당한 계약 체결로 인한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원형 남은주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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