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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끼 많은 맘들의 생활밀착형 신생방송

등록 2016-03-17 22:32수정 2016-03-17 22:32

‘초딩을 다독다독‘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강서에프엠 박현주(왼쪽)씨와 김진희씨가 초등학교 입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방송내용을 녹음하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초딩을 다독다독‘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강서에프엠 박현주(왼쪽)씨와 김진희씨가 초등학교 입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방송내용을 녹음하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마을미디어- ‘강서FM’
첫 전파 발사 5개월만에 프로그램 10개
지상파 방송에도 소개…마을미디어상도
강서구 가양2동 가양5단지 마을건강사랑방 내 강서에프엠(FM) 라디오 스튜디오.

 강서에프엠의 작은 스튜디오에서는 초등 입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초등 엄마들의 방송 녹음이 시작되었다. 두 평 남짓한 스튜디오에는 녹음·편집 설비와 몇 개의 탁자, 마이크들, 그리고 벽에는 강서에프엠 로고가 커다랗게 걸려 있다.

 “초등 아이들을 다독이는 방송, 초딩을 다독다독, 초다다예요!”

 ‘초딩을 다독다독’이라는 방송을 녹음 중인 박현주(방송 예명: 은은맘, 방화동·38살)씨와 김진희(철스맘·44살)씨. 대본을 들고 마이크 앞에서 3번째 다시 외치고 있다.

 “은은맘, 우리 아이 생일이 3월이라 들어가자마자 파티를 해줘야 하는 거 있죠. 내 요리 솜씨 좀 발휘해 봐야겠어요, 호호.” “철스맘 또 철없는 철철맘 되려구? 친구도 많이 초대해야 될 텐데 집 말고 왜 방방 있잖아요. 요즘 애들 집 안 좋아해요. 호호.” “잠깐만 나 여기서 목소리가 갈라졌어. 다시 갑시다!” 음색이 고운 박현주씨와 씩씩한 목소리의 김진희씨는 마이크 앞에 서면 아이처럼 신이 나고 들뜬다.

 강서에프엠의 새내기 프로그램인 ‘초딩을 다독다독’이라는 프로그램은 좌충우돌 초등 신입생 학부모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방송이다. 진행자인 박현주씨와 김진희씨는 첫애와 늦둥이 막내를 올해 초등학교에 보낸 엄마들이다. 처음 학부모가 되는 엄마들에게 초등학교 생활에 도움이 되는 알짜 정보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나누기 위해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재미있는 방송 예명도 만들었다. 박현주씨는 소은이와 예은이 엄마라서 ‘은은맘’이 되었고, 김진희씨는 아들 둘이 ‘철’ 자 돌림이라서 철철맘으로 했다가 철없어 보일까봐 ‘철스맘’이 되었단다.

 은은맘과 철스맘은 복지관에서 봉사도 같이 하고 학부모 활동도 같이 하는 친한 사이다. 직접 대본도 쓰고 선물로 증정할 기념품 볼펜도 디자인해 만들고 블로그도 작성하는 재능 많고 끼 많은 강서구의 엄마들이다.

 “제 트레이드마크가 엄마들 사이에서 ‘유머 철철’이었는데요. 예쁜 목소리를 얻고 유머를 잃었다고 하네요. 제가 방송에서 예쁜 목소리를 내려다 보니, 호호. 철스맘은 방송 도중에 신이 나면 갑자기 노래도 부른답니다. 못 말리는 철스맘이에요, 호호”라고 은은맘은 말한다.

 그들은 녹음·편집 담당자를 위해 큐시트도 작성하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대본을 함께 여러 번 고치고 음악을 고르느라 날밤을 새우기도 한다. 시간을 쪼개 쓰기도 부족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생각을 가다듬게 되고 방송 감각이 생기는 것 같아 성장하는 느낌이 들어 기쁘다. 게다가 주변의 시선도 달라지고 응원과 청취 소감을 여기저기서 듣다 보니 엔도르핀이 퐁퐁 솟는다. 멀리 미국에 사는 가족들에게까지 응원의 메시지와 비평을 받는다고 한다.

 “방송을 시작한 2016년은 잊지 못할 한 해가 되었습니다. 더 좋은 방송을 위해 내 아이들의 생활도, 다른 아이들에 대해서도 더 자세히 관찰하게 됩니다. 이웃 엄마들, 학교 엄마들과도 더 많이 만나 대화를 하게 되고요. 우리 엄마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 행복합니다.” ‘초다다’ 진행자들의 말이다.

 “강서에프엠 마을 방송의 확장성이 실현된 의미가 있습니다. ‘초다다’팀은 작년 미취학 때의 아이들을 데리고 ‘동화야 놀자’ 프로그램에 동시녹음 지원자로 왔다가 엄마들이 초등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게 된 거죠. 앞으로 더 많은 주민들이 함께하리라 예상합니다.” 강서에프엠 김지혜 대표의 말이다.

 강서에프엠은 사실 1년도 채 되지 않은 방송이고 실제 방송한 기간은 5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신생 라디오방송이다. 그런데 벌써 프로그램이 10개로 늘었다. 동화, 요즘장사, 웰다잉, 영화, 책, 이야기, 중딩 방송, 마을공동체장 인터뷰 등 소재도 다채롭다. 특히 제작·진행자들이 대부분 재능이 넘치는 학부모나 엄마들이라는 특징이 있다. 그간의 성과도 많았다. 강서에프엠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11월24일 <에스비에스> 텔레비전 프로그램 ‘뉴스토리’에 추억의 음식을 나누는 방송인 ‘홍자매의 밥수다’와 음악 프로그램 ‘에이든에 그리움의 단상’이 방송되기도 했다. 또한 서울마을미디어센터 주관의 2015 마을미디어상 수상식에서 ‘홍자매의 밥수다’로 홍선정씨가 개인스타상을, 유아들의 동화 프로그램인 ‘동화야 놀자’가 콘텐츠 상을 받았다. 지난해 중학교 엄마들의 첨예한 관심을 모았던 학교 통폐합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김지혜 대표가 기민하게 지역 이슈를 다루어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앞으로 스튜디오도 확장해야 하고 운영위도 만들어야 하고 할 일이 많습니다. 저희 강서에프엠은 앞으로도 더 많은 주민들과 함께하고 싶고요. 3기, 4기 방송활동가 모집도 계속할 생각입니다”라고 김지혜 대표는 말한다.

 

 *마을 라디오 ‘강서에프엠’ 방송은 팟캐스트 포털 팟빵(www.podbbang.com)에 접속해 검색창에서 ‘강서FM’을 입력하면 들을 수 있다.

 이혜원 강서에프엠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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