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공정방송 확보’, 170일 파업 벌인지 4년 만
3년째 ‘무단협’ 상태로 회사와 갈등을 겪어온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노조)가 4일 아침 노조위원장의 ‘선도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은 2012년 ‘공정방송 확보’를 목표로 170일 동안 파업을 벌인 지 4년 만이다.
조능희 본부장(사진)이 혼자 먼저 파업에 돌입하는 ‘선도 파업’의 형태로 쟁의 행위를 시작했지만, 회사와의 협상에서 진전이 없을 경우 ‘전면 파업’으로까지 범위가 확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조는 4일 특보를 발행하고, “‘노동조합 비대위 파업지침 1호’에 따라 조 본부장이 4일 아침부터 ‘경고 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조 본부장은 지난해 말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기한 종료를 이유로 회사로부터 복귀명령을 받아, 주조정실에서 근무해왔다. 노조는 “조 본부장은 회사의 지속적인 협상 해태와 노동조합 말살을 꾀하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항의의 차원에서 단독으로 경고파업에 돌입한 것”이라며 “향후 파업의 규모와 범위 확대는 회사와의 단협 교섭 진행 과정의 추이를 살펴 노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업의 쟁점은 단체협약 체결이다. 문화방송 노사는 지난 2013년 이후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에는 회사가 ‘노조 상근자들에게 부여된 근로시간면제 기한이 종료됐다’는 이유로 상근자 전원에게 ‘업무복귀’ 명령을 내려, ‘노조 탄압’ 비판까지 불거졌다. 이에 대해 노조는 올해초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고, 조정이 중지되면서 파업권을 획득했다. 노조는 지난달 전체 조합원 투표를 통해 압도적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한 뒤로도 회사와 협상을 이어왔으나, 노사 입장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조는 ‘공정방송’을 담보하는 내용이 담긴 단협안을 주장하고 있으나, 회사가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갈등 사안으로 꼽힌다.
노조의 파업 돌입에 대해 문화방송 회사 쪽은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파업은 2012년 파업처럼 회사나 구성원은 안중에 없이 단지 지도부의 이념과 편의를 위한 명분 없는 파업이므로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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