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단, ‘뉴스트러스트’ 사업
사람이 아닌 컴퓨터가 뉴스 평가
심층성·다양성·균형성 등이 기준
평가근거·소스코드 등 공개키로
사람이 아닌 컴퓨터가 뉴스 평가
심층성·다양성·균형성 등이 기준
평가근거·소스코드 등 공개키로
포털 뉴스 등 디지털 뉴스 생태계에 낚시성 기사와 같은 품질 낮은 기사들이 주로 유통되는 고질적인 현상에 맞서 뉴스의 품질을 자동으로 평가하는 알고리즘 개발 사업이 시작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은 올해 8억5700만원의 예산을 들인 ‘뉴스트러스트’ 사업을 새롭게 시작했다. 이달 초에는 신문·방송·인터넷 등의 분야에 있는 현직 언론인 8명, 언론학자 7명 등 모두 15명으로 이뤄진 ‘뉴스트러스트위원회’가 출범했다. 위원회는 “사람이 아닌 컴퓨터가 자동으로 뉴스를 평가하는 ‘뉴스 계량평가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개별적인 뉴스 콘텐츠가 어느 정도의 품질을 갖췄는지 계량적으로 평가해낼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셈이다.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한 위원은 “이미 뉴스 소비자들이 ‘실시간 검색어’ 등 알고리즘에 기대어 뉴스를 접하고 있는 현실에서, 저널리즘 가치에 충실한 ‘좋은 뉴스’를 골라낼 수 있는 알고리즘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사업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 사업은 ‘구글 뉴스 트러스트’ 사업과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 2014년 시작된 구글 뉴스 트러스트 사업은 뉴스가 갖춰야 할 저널리즘 가치를 명확히 제안하고, 이를 잘 이행하는 언론사들을 ‘구글 뉴스’ 서비스 상단에 노출되도록 프로그래밍하는 등 기술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뉴스트러스트위원회는 앞으로 심층성, 다양성, 정보성, 속보성, 균형성 등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 할 기본적인 저널리즘 품질 평가 요소가 무엇인지, 또 이를 계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연구를 진행한다. 계량 평가를 위한 ‘기사요인’과 기사요인별 가중치 등 위원회에서 결정한 내용들은 전문개발업체의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현실화된다. 최종적으로는 단 하나의 알고리즘이 아니라 다수의 안을 만들고, 여기에 쓰인 평가 근거와 소스코드 등을 모두 공개해 다양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위원회에 참여하는 한 위원은 “이용자들이 저품질의 선정적인 뉴스에 쏠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이런 알고리즘이 얼마나 쓸모가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하지만 ‘좋은 뉴스’를 더 많이 유통시키기 위한 종합적인 논의의 출발점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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