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오른쪽 둘째)와 추혜선 의원(왼쪽 둘째) 등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의 국회 상임위원회 재배정을 요구하며 본청 계단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정의당 비례대표 추혜선 의원은 미디어 분야 전문가로 영입돼 국회 미방위원에 지원했으나 외통위로 배정받았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언론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회에 입성했지만 정작 경력과는 전혀 관계없는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로 상임위원회를 배정받은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국회 본청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추 의원은 14일 오전 10시30분 다른 정의당 의원들과 함께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전문 분야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로 상임위 배정을 해달라는 취지로 농성을 시작했다. 기자회견을 알리는 전자우편에서 추 의원은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회에 입성한 의원이 전문 상임위에 배정되지 못했다. 여기서 농성을 시작하며 국회의장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직책을 맡는 등 지난 20년 동안 언론운동 활동을 앞장서서 해온 언론 분야의 전문가다. 이런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의당에서 언론개혁기획단장을 맡았고, 지난 총선 때에는 정의당 비례대표 3번 후보로 나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때문에 추 의원은 미방위 배정은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져왔다.
그러나 추 의원은 13일 상임위 배정에서 자신의 전문 분야에 해당하는 미방위가 아닌 외통위를 배정받았다. 정의당은 교섭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해당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은 국회의장에게 권한이 있다. 이에 추 의원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제가 20대 국회에 진출하게 된 것은 언론개혁, 방송정상화 노력 등에 대한 국민적 요구 때문”이라며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미방위 배정을 호소한 바 있다. 별다른 진전이 없자 오늘부터 국회 본청에서 농성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기자회견을 알리는 자료에서 추 의원은 “이번 사태는 교섭단체를 구성한 거대 정당들의 횡포에서 비롯했다. 인기 상임위는 의원정수를 늘리고 비인기 상임위는 정수를 줄이는 과정에서 거대 정당들이 인기 상임위에 자신들의 몫을 늘리느라 그 피해를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정당과 무소속 의원들이 감당하게 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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