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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김시곤 후임 인사도 개입했나

등록 2016-07-07 18:28수정 2016-07-08 17:25

후임 백운기, 보도국장 임명 전날 청와대 인근서 누군가 만나
백, 이정현 수석과 고교 동문…KBS 의혹 부인, 해명자료 안내놔
공영방송에 대한 청와대의 ‘보도 개입’ 파문이 ‘인사 개입’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가운데, 김시곤 전 <한국방송>(KBS) 보도국장의 후임 인선에도 청와대가 간여했다는 과거의 의혹 제기가 다시 조명받고 있다. 청와대 ‘인사 개입’ 주장을 뒷받침하는 또다른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전 국장이 ‘보도 개입’ 폭로와 함께 보도국장직을 사퇴한 직후인 2014년 5월12일, 한국방송은 당시 시사제작국장이던 백운기 국장(현 해설위원)을 신임 보도국장으로 임명했다. 그러자 한국방송 노동조합(1노조)은 이튿날인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보도국장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던 백운기 국장이 11일 오후 3시쯤 청와대 근처에서 누군가와 접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노조는 백 국장이 업무용 차량을 이용한 배차기록표 복사본을 증거로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백 국장이 그날 오후 3시10분부터 4시50분까지 ‘청와대’를 행선지로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

노조는 “백 국장이 돌아온 뒤 길환영 사장이 백 국장을 신임 보도국장에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청와대 면접설’을 제기했다. 청와대가 보도책임자 인선에까지 간여했다는 주장이었다. 백 국장과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광주 살레시오고 동문이란 점도 의혹의 배경으로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 회사 쪽은 “백 국장이 삼청동 총리공관 주변 커피숍에서 업무 협의차 관련자와 만났지만, 보도국장 임명과는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한국방송과 국무총리실은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는 국회의 요구를 “개인정보”란 이유로 거부했고, 당사자들은 굳게 입을 다물었다. 백 국장은 몸이 아프다며 출근하지 않았고, 한국방송은 일주일 만인 5월19일 박상현 보도국장을 새로 임명했다. 그러나 ‘보도 개입’과 ‘인사 개입’ 의혹은 날로 파문을 일으켰다. 한국방송 구성원들은 “길환영 사장 퇴진”을 주장하며 제작 거부, 보직 사퇴 등에 나섰고, 한국방송 이사회는 결국 6월5일 길 사장 해임 제청안을 의결했다.

한편 백운기 해설위원은 올해 초 뉴스 프로그램에서 박근혜 대통령 새해 기자회견에 대해 “13명이나 되는 기자들의 질문을 모두 소화해, 거의 모든 현안이 망라됐다” “국민들이 보고 싶어하는 기자회견, 국민들이 원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이런 것” 등 ‘찬사’에 가까운 긍정적인 평가를 늘어놓아 입길에 오른 바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디스팩트 시즌3#10_이정현 보도 개입, 박근혜 정부 첫해부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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