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지역의 한 일간지가 사주 아들의 결혼식 알림 소식을 1면 상단에 게재하는 갑질을 벌여 지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경남 진주시 지역에서 발행하는 일간 신문 <뉴스경남>은 25일 아침치 신문 1면 오른쪽 상단에 “본지 권성덕 회장의 자 홍준(본지 경영부장)의 결혼식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알림'을 게재했다. 날짜와 시간, 장소까지 구체적으로 공지했다.
보통 신문사가 사람면 등을 통해 알리는 소식은 공공기관과 기업 등의 인사와 부고 소식 등이다. 이 때문에 신문사주 아들의 결혼 소식을, 그것도 사람면이 아니라 ‘신문의 얼굴'인 1면 상단에 게재한 것은 언론 윤리를 저버린 행위이자 지역 주민들을 향한 갑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소식을 트위터를 통해 알린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이사(@kimjoowan)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황당한 일”이라며 “27년 간 기자 생활을 해왔는데 전세계 어느 언론에서도 이런 식으로 사주 아들의 결혼식을 1면에 싣는 일을 본 적이 없다. 낯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경남 지역에서 지역 신문을 구독하고 있는 박용석(26)씨는 “신문 1면은 핵심 소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신문사 회장의 경조사가 핵심 소식인지 잘 모르겠다”며 “영남권에는 중앙 일간지가 다루지 않는 지역 소식을 상세하고 밀도있게 다루는 좋은 지역 신문이 많은데, 이렇게 개인적인 이유로 신문을 사유화하는 일이 생기면 그 좋은 신문들이 폄훼되는 일이 생기게 될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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