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언론공정성실현모임·언론노조 주최
거짓말, 반만 말하기, 침묵하기 행태 비판
“기레기들, 거짓말은 보도하고 참말 감춰”
거짓말, 반만 말하기, 침묵하기 행태 비판
“기레기들, 거짓말은 보도하고 참말 감춰”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일었던 ‘기레기’ 논란에서 보듯, 다양한 갈등 사안을 공정하게 보도하고 이에 대한 해결을 모색해야 할 언론이 권력의 편을 들고 약자를 외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국회 언론공정성실현모임(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근혜 정부 보도외압 및 왜곡편파보도 증언대회’를 열었다. 세월호 참사, 민중총궐기 집회, 사드 배치 투쟁, 상지대 ‘사학 비리’ 분규, 수많은 노동 현안 등에서 언론의 왜곡·편파 보도로 고통을 받았거나 아예 언론으로부터 외면당한 ‘약자’들이 증언대에 섰다.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 보장을 촉구하며 이날로 13일째 단식 중인 장훈 세월호 유가족대책위원회 진상조사분과장은 “거짓말을 보도하고 참말은 감추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냐”고 물었다. 그는 우리 언론의 문제를 △거짓말 하기 △반만 말하기 △침묵하기 등 3가지로 정리했다. 참사 당일의 ‘전원구조’나 ‘사상 최대의 구출작전’ 등의 보도들은 ‘거짓말’에, ‘사상 최고의 배보상금 지급’, ‘생존학생 특례입학’ 등의 보도들은 ‘절반만 말하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는 “가장 나쁜 뉴스는 바로 보도하지 않는 뉴스”라며, 대다수 언론들이 청문회를 비롯해 특조위 활동과 이를 이어가고자 하는 단식 투쟁을 아예 보도조차 하지 않는 행태를 비판했다.
언론의 이같은 모습은 경북 성주의 사드 배치 반대 투쟁,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아 사경에 빠진 농민 백남기씨 문제에서도 반복해 나타났다. 이재동 경북 성주 농민회장은 “최근까지 ‘외부 세력’ 프레임을 강조하던 언론들이 이젠 ‘제3후보지 선정’를 계기로 지역 분열을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석환 백남기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민중총궐기 집회와 백남기씨에게 ‘불법·폭력 집회’, ‘시위꾼’ 등의 이미지를 뒤집어씌우던 언론들이, 이른바 ‘단물’이 빠진 뒤로는 아예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성훈 상지대 총학생회장은 김문기 전 총장의 ‘사학 비리’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지대의 현실과 관련해, “자극적인 투쟁 요소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지방대학의 한계 때문인지 언론은 사학 비리 해결을 촉구하는 상지대 학생들의 목소리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귀족노조’, ‘불법·종북’ 프레임에 기반한 왜곡·편파 보도가 가장 빈번한 노동운동 분야에 대해, 손지승 민주노총 교육선전실 부장은 “언론의 반노동 프레임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여론화를 위한 대중적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자로서 유일하게 증언대회에 참석한 정수영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는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보도 지침’ 녹취록에 대한 침묵, 사드 관련 ‘외부세력 개입’ 보도 등 공영방송 내부에서 보도 공정성이 악화되고 있는 실태를 설명했다. 그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궁극적인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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