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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회사 안팎 상황 마음 답답하다”

등록 2016-09-06 10:56

2일치 조선일보 사보에 임직원에게 보내는 편지 써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한겨레 데이터베이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한겨레 데이터베이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최근 대우조선해양 비리에 연루된 송희영 전 주필과 관련해 임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 더 이상 발붙일 수 없도록 체제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방 사장은 2일 발행된 <조선일보> 사보에 ‘방상훈 사장이 임직원에게 보내는 편지'를 싣고 “최근 송희영 전 주필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일들로 인해 조선일보 독자 여러분께 충격과 실망을 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또한 임직원을 관리하는 사장으로서 사원 여러분께도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방 사장은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관행이라는 명분으로 이어졌던 취재 방식, 취재원과의 만남 등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이번 일을 우리 전체의 책임으로 느끼고 통렬히 반성하는 데서 나아가 구조적으로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 더 이상 발붙일 수 없도록 체제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방 사장은 “회사는 앞으로 해외 출장을 포함해 모든 취재에 들어가는 경비를 회사에서 지원하겠다”며 “취재원들과 만나서 식사할 때 들어가는 비용은 물론 취재에 필요한 일체의 비용을 회사에서 지원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는 “요즘 회사 안팎의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마음이 답답해서 성경을 폈다”며 갈라디아서 5장 13절을 인용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가진 이 자유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항상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이번 기회에 보다 신뢰받는 신문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반성하고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송희영 전 주필은 2011년 9월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창구로 의심받는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박수환 대표 등과 함께 호화 전세기를 타고 유럽으로 외유성 출장을 가는 등 각종 특혜를 받고 남 사장 연임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조선일보>는 지난달 30일 송 전 주필의 사표를 수리하고 31일치 1면에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조선일보 사보
조선일보 사보

이하 방상훈 사장의 편지 전문

사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선 최근 송희영 전 주필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일들로 인해 조선일보 독자 여러분께 충격과 실망을 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조선일보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컸던 만큼 그 충격과 상심의 정도가 컸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임직원을 관리하는 사장으로서 사원 여러분께도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그동안 불거진 의혹에 대해서는 당국에서 엄정하게 수사해주길 바랍니다. 조선일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그 역시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저는 이번 일이 우리에게 부끄럽고 아픈 상처로만 남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관행이라는 명분으로 이어졌던 취재 방식, 취재원과의 만남 등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이번 일을 우리 전체의 책임으로 느끼고 통렬히 반성하는 데서 나아가 구조적으로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 더 이상 발붙일 수 없도록 체제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언론의 역할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권력에 대한 비판과 견제입니다. 조선일보의 비판과 지적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에 대해 좀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적용해야 합니다. 조만간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됨에 따라 초기에는 기자들의 취재 현장에도 여러 혼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김영란법 때문에 우리 기자들의 취재 활동 자체가 위축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저는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열심히 취재해야 좋은 기사, 좋은 지면이 나온다고 믿고 있습니다.

회사는 앞으로 해외 출장을 포함해 모든 취재에 들어가는 경비를 회사에서 지원하겠습니다. 취재원들과 만나서 식사할 때 들어가는 우리 기자의 비용은 물론 취재에 필요한 일체의 비용을 회사에서 지원하겠다는 뜻입니다. 미디어경영직 사원들 역시 업무상 외부 사람들과 만나 식사하며 이야기해야 할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우리 사원들의 비용은 회사가 부담하겠습니다. 취재와 업무 등 모든 대외 활동에서 조선일보 사원들은 당당해야한다는 게 회사의 입장입니다.

요즘 회사 안팎의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마음이 답답해서 성경을 폈습니다. 갈라디아서 5장 13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성경은 ‘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하며 부르심을 입었으나 그러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 노릇 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신 선택의 자유를 사용해서 죄를 선택할 수도 있고, 하나님의 의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이 자유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항상 점검해야 합니다.

조선일보는 이번 기회에 보다 신뢰받는 신문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반성하고 달라져야 합니다. 그게 국민과 조선일보를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들께 보답하는 길입니다. 우리 스스로에 대한 도덕적 기준을 높여야 합니다. 아울러 신문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비판 정신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시시비비와 불편부당의 정신은 흔들림 없이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조선일보 가족 여러분, 우리 모두 새로운 각오로 다시 달려나갑시다.

사장 방상훈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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