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이 ‘최순실 게이트’를 폭로하고 그 진상을 드러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한겨레>와 <제이티비시>의 ‘최순실 게이트’ 특별취재팀에게 ‘2016 올해의 좋은 보도상’ 신문과 방송 보도부문 상을 각각 수여했다.
보도지침 폭로 관련 감사패를 받는 함세웅 전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장, 김정남 전 청와대 교육문화사회 수석비서관.
16일 저녁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1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민언련 창립 32주년 기념식에서 민언련은 이와 함께 손석희 <제이티비시> 보도부문 사장에게 2016년 제18회 민주시민언론상 본상을, 최승호 <뉴스타파> 피디에게 특별상, <한겨레 티브이>의 ‘김어준의 파파이스’팀에게 특별 감사상을 주었다. 민언련은 이날 또 7년째 4대강 사업의 폐해를 끈질기게 보도해온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에게 제2회 성유보 특별상을, 모범적인 활동을 한 민언련 회원들에겐 올해의 회원상과 감사상을 수여했다.
2016년 올해의 좋은 신문보도상을 받은 <한겨레> 최순실 게이트 특별취재팀.(중앙은 이완기 민언련 상임대표)
이날 군사정권 시절 엄혹한 언론통제 장치였던 ‘보도지침’ 폭로 30주년 기념식도 함께 연 민언련은 ‘87 민중항쟁’(유월항쟁)에 기폭제 역할을 한 보도지침 폭로를 주도한 사람들에게 감사패를 증정하고, ‘민주주의와 언론통제는 같은 자리에 설 수 없습니다’는 제목의 시민선언도 선포했다.
2016년 올해의 좋은 방송보도상을 받은 JTBC 최순실 게이트 특별취재팀.(왼쪽 두번째부터)
민언련은 <한겨레> ‘최순실 게이트’ 특별취재팀(김의겸 선임기자, 류이근·송호진·하어영·방준호 기자)를 올해의 좋은 신문보도 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로 “미르·K스포츠 재단 배후에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인 최순실씨가 있다는 정황을 최초로 폭로”해 “‘떠도는 소문’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격상시키는 결정적인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을 들었다. 또 <한겨레> 보도 이후에도 상당수 언론이 최순실에 대해 침묵하거나 단순한 인용보도 수준으로 일관했지만 <한겨레>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끊어지지 않도록 꾸준히 의미있는 후속보도를 이어가” 최순실 국정농단의 실체를 밝히는데 큰 기여를 함으로써 권력 견제라는 저널리즘 본령에 충실했다고 평가했다.
2016년 제18회 민주시민언론상 특별상을 받은 최승호 <뉴스타파> 피디.
특별감사상을 받은 <한겨레 티브이> ‘김어준 파파이스’의 김어준씨.
제2회 성유보 특별상 수상자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올해의 좋은 방송보도상을 받은 <제이티비시> 특별취재팀(손용석·서복현·심수미·김태영·박병헌·김필준 기자)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적 퇴진 요구를 끌어내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최순실 피시(PC) 단독보도’를 높이 평가했다. 민언련은 <제이티비시>의 보도가 국민 200만 퇴진시위와 대통령 탄핵정국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함으로써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킨다는 기본적인 역할은 물론, 권력의 치부를 드러내는 데 주저함이 없는 저널리즘 정신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민주시민언론상 본상을 수상한 손석희 사장에 대해 민언련은 최순실 피시 단독보도와 그 뒤의 후속보도들을 통해 탄핵정국을 이끌어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점을 높이 샀다.
기념식 뒤 함께 사진을 찍은 수상자들과 민언련 회원, 하객들.
보도지침 폭로 관련 감사패를 받은 박우정 전 한겨레 편집위원장, 박성득 전 한겨레 제작국장.
민주시민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한 최승호 <뉴스타파> 피디에 대해서는 국정원의 간첩조작 사건을 다룬 영화 <자백> 제작·감독을 통해 국정원이 저지르고 있는 인권유린과 안보라는 이름 밑에 은폐해온 국정원 실상을 폭로함으로써 저널리즘을 영화로 확장한 공을 시상 이유로 들었다. <한겨레 티브이>의 ‘김어준의 파파이스’ 팀(김어준·이경주·박연신·문석진·박성영·강희정·정동화·장지남·전사진)에 대한 특별감사상 시상 이유로는 기성언론이 외면했던 세월호 참사, 국정원 민간인 사이버 사찰, 최순실 게이트 등 주요 현안의 이면을 파헤쳐 시민사회에 다양한 이슈를 전하고, 종편 비판을 통해 언론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린 점 등을 들었다.
글·사진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