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를 낸 막내 기자들을 위해”
지역MBC 기자들이 쓴 동영상 경위서
“서울MBC와 다르게 만들려고 발버둥,
그래도 결국은 같은 MBC였다” 반성
지역MBC 기자들이 쓴 동영상 경위서
“서울MBC와 다르게 만들려고 발버둥,
그래도 결국은 같은 MBC였다” 반성
전국에 있는 <문화방송>(MBC)의 16개 지역계열사 소속 기자들도 ‘막내’들의 ‘반성문’에 힘을 싣고 나섰다.
전국문화방송기자협회는 지난 12일 밤 ‘용기를 낸 막내기자들을 위한 지역엠비시 동료들의 경위서’란 제목의 동영상을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 올렸다. 앞서 문화방송의 3년차 기자 3명이 ‘막내 기자의 반성문’이란 제목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면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 문화방송의 ‘보도 참사’를 반성하고 보도책임자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보도국에서 이들에게 ‘경위서’를 요구하자, 기자협회 소속 90여명 기자들은 지난 10일 “대신 경위서를 제출한다”며 이들을 지지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이번에는 전국 뉴스를 책임지는 문화방송 지역계열사 소속 기자들이 어깨를 걸고 나선 것이다. 영상에 등장하는 기자들은 80여명이나 된다
영상은 지역계열사 소속 기자들이 한명씩 차례대로 등장하는 등 ‘막내들의 반성문’과 ‘선배들의 경위서’와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들은 “저희의 자존심이자 존재 이유인 <뉴스데스크>가 철저히 망가지는 모습 앞에 좀 더 몸을 던져 싸우지 못했고, 그래서 결국 사회적 약자의 아픔을 먼저 살피지 못했다”며, “죄송하다”고 반성했다.
지역의 취재 현장에서 바라본 문화방송 뉴스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들은 “16개 지역계열사로 구성된 끈끈한 네트워크의 힘으로 그 어떤 언론사보다 전국 구석구석을 누비며 살아있는 뉴스를 전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갔고 사드 배치, 신공항 등 지역 현안 앞에서 무엇보다 지역의 낮은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 엠비시는 입맛대로 지역 뉴스를 편집했고”, 이 때문에 “때로 서울 엠비시와 다른 목소리를 내며, 지역 뉴스라도 살려보려고 악착 같이 뛰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한다. “결국 다 같은 엠비시였고, 오늘의 ‘엠빙신’을 함께 만들었다”는 반성이다.
이들은 “그러던 중 3년차 막내 기자들의 반성문은, 그들의 용기만큼 우리의 싸움이 치열했을까 반성하게 만들었고 부끄럽고 눈물이 났다”고 했다. “(시청자들이) ‘개쓰레기’라고 하셔도 촛불집회를 기록할 것이고 세월호를 취재하고 부정부패를 감시하겠다. 삭제된 채널 엠비시를 다시 여러분의 곁에 찾아주도록 노력하겠다. 그 때까지 손가락질을, 비난을 멈추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영상 속에서 손팻말까지 동원해, “공영방송 엠비시 되찾겠습니다” 다짐하기도 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MBC의 16개 지역계열사 소속 기자들은 12일 ‘용기를 낸 막내기자들을 위한 지역MBC 동료들의 경위서’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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