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언론장악방지법’ 논의 한창인데
방송문화진흥회, 3일부터 사장 공모 돌입
정부·여당 편향적 지배구조 바뀌기 전에
3년 임기의 새 사장 ‘박아두기’ 우려
방송문화진흥회, 3일부터 사장 공모 돌입
정부·여당 편향적 지배구조 바뀌기 전에
3년 임기의 새 사장 ‘박아두기’ 우려
정부·여당에 편향적인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법 개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문화방송>(MBC)의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문화방송의 새로운 사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방문진은 지난 2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이달 임기기 끝나는 안광한 사장의 후임 선임을 마무리짓기로 결정하고, 오는 13일까지 임기 3년의 새 대표이사를 공모한다고 3일 공고했다. 문화방송 사장은 방문진이 복수의 후보 가운데 선정 뒤, 문화방송의 대주주인 방문진과 정수장학회가 주주총회에서 이를 확정한다. 방문진은 오는 16일 이사회에서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하고, 23일 후보자 면접 등을 실시한 뒤 표결을 통해 사장을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방문진 안팎에서 이 같은 사장 선임 절차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여당에 일방적인 공영방송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이 높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방송관계법 개정안(언론장악방지법)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공영방송 이사회의 구조를 여야 7대 6의 구조로 재편하고, 공영방송 사장 선임 때 특별다수제(재적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를 도입하는 것이 개정안의 핵심 내용이다. 현재 방문진의 경우 여야 6대 3 구조, <한국방송>(KBS) 이사회의 경우 여야 7대 4 구조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가 새롭게 바뀌게 된다. 따라서 현행 방문진이 새 사장을 선임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일 방문진 이사회에서 야당 추천 이사들은 이런 취지를 들어 사장 선임 절차를 3월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여당 추천 이사들의 ‘강행’ 의견에 다수결에서 밀렸다.
지난해 7월 발의된 언론장악방지법은 지난달말 안건조정위원회로 넘겨진 상태이나, 새누리당이 아직까지 안건조정위원을 추천하지 않아 ‘시간끌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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