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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역사 되풀이 돼도 공정방송위해 싸울것” 한목소리

등록 2017-02-15 00:05수정 2017-02-15 09:47

언론학자들, 해직언론인을 만나다
최승호 피디 “학계 공영방송 지배구조 촉구 성명에 큰힘”
조승호 기자 “학교에서 배운대로 저널리즘 수호위해 참여”
14일 오후 연세대학교 성암관에서 열린 방송학회 방송저널리즘연구회 주최의 토론회에서 조승호 와이티엔 해직기자가 발언하고 있다.
14일 오후 연세대학교 성암관에서 열린 방송학회 방송저널리즘연구회 주최의 토론회에서 조승호 와이티엔 해직기자가 발언하고 있다.
“나의 해직사태는 언론학자들이 책임져야 한다. (웃음) 나는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기자는 칼이 목에 들어와도 저널리즘을 지켜야 한다고 배웠기에 그대로 했다. 다시 돌아가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후배들에게 언론의 공정성과 언론 자유를 위해 노력했다는 이유로 해직되는 나쁜 선례를 남기고 싶지 않아서 복직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조승호 <와이티엔>(YTN) 해직기자, 현 <뉴스타파> 기자)

언론을 연구하는 언론학자들이 해직 언론인들을 만났다. 한국방송학회 산하의 방송저널리즘연구회는 14일 오후 연세대 성암관에서 이명박 정부 이후 해직된 언론인들의 공정보도 투쟁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7년, 그들이 없는 언론>을 공동 관람한 뒤 토론회를 열고 상호 이해를 넓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윤태진 연세대 교수의 사회로 집담회가 진행됐다. 이들이 택한 행동에 대해 후회는 없는지, 역사가 다시 되풀이된다면 어떻게 할지에 대해 질문이 던져졌다. 현재 <뉴스타파>에서 일하고 있는 현덕수 와이티엔 해직기자는 “와이티엔의 지분구조는 사적 자본의 영역이 아니라 공기업 소유이기에 공공성을 큰 가치로 두고 있다. 종사자들도 회사 위상에 걸맞게 직업 소명의식을 갖고 청와대 특보 출신의 사장을 반대한 것이다. 공적 이익을 위해 지금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박성호 <문화방송>(MBC) 해직기자는 “2012년에 공정보도를 내세워 싸웠지만 핵심적 본질은 무보도에 대한 항거였다. 한-미 FTA 관련 등 사회적 이슈 완전 삭제, 축소, 무보도로 일관한 것에 대해 보도국 간부와 싸웠다. 당시 보도국 간부들은 ‘FTA 반대가 선은 아니지 않느냐. 기자들이 경도되어 있다. 나도 젊었을 때 반미에 기울어 있었다’라는 발언을 했다”며 “다만 후배들에게 이런 비슷한 상황을 다시 맞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마음의 짐이 있음을 드러냈다. 문화방송은 파업 이후 시용기자, 시용피디 등 100명 가까운 대체인력을 채용해 조직문화가 큰 갈등을 겪고 있다.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위해 방송저널리즘의 제도적 개선에 대한 학계의 주문도 나왔다. 강상현 연세대 교수는 “공영방송의 독립성엔 인적 자원의 개편이 절실하다. 정치적으로 영향받지 않고 다중들이 동의하는 사람을 사장으로 뽑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자율규제 문화와 내부조직의 민주화가 있어야 권력 비판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김승수 전북대 교수는 “공영방송 사장을 임명하는 대통령의 권한을 제약하고 공영방송 사장은 인사권 상당부분을 이양함으로써 경영사장으로의 위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장 해임권고안을 직원들에게 줘야 노사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안인 언론장악방지법 논의를 하는 가운데 문화방송의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안광한 사장 후임 선임작업을 강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후보자들 다수가 문화방송의 공정성을 파괴하고 파업을 유발한 당사자들이라는 비판도 잇따랐다. 박성호 기자는 “지금의 사장 선임방식이라면 가능권에 있는 후보들로 인해 다시 2012년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점 때문에 절박하다. 후보 중에 김장겸 보도본부장은 2012년 파업 때 불공정 뉴스를 핵심적으로 진두지휘한 인사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가해지는 의혹들에 대해 청와대 해명이 가장 권위가 있지, 시사지의 의혹 제기가 가치있느냐며 편집회의 때 거론한 당사자로 보도 참상의 장본인이다. 제도를 안바꾸면 이런 사람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화방송은 해직기자들만이 아니라 남은 기자들도 여전히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불공정 보도에 항의하며 바른 말하는 기자들은 대부분 보도국 밖으로 쫓겨나고 시용기자가 보도국 안을 장악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조승호 기자는 “와이티엔은 그나마 문화방송보다는 낫다. 보도국 안에 기자들이 남아 있어서 내부 동력은 충분하다. 기회가 되면 충분히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승호 문화방송 해직피디는 학계에 대해 고마움과 쓴소리를 함께 했다. “언론 관련 3대 학회에서 권력감시를 못한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냈을 때 큰 힘이 되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20명이 잘리고 만신창이가 되어도 김재철, 안광한, 김장겸 등 가해자들은 ‘너희들은 언론 자유와는 상관없는 방종을 했기에 우리가 맞다’고 했다. 3대 학회 성명이 나왔을 때 우리가 인정받는 고마움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학회장을 지낸 학자가 언론자유를 짓밟는 경영진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을 보고 학계 인사는 다를 줄 알았는데 진영논리로만 보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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