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민단체들의 모임인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14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공정한 종편 재승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재승인 심사에서 일부 종편이 떨어진 결과를 받고도 전체회의 의결을 미루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방통위에 종편 재승인 심사를 공정하게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3개 종합편성채널(종편) 사업자의 재승인 심사 ‘성적표’를 들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언론시민단체들이 “정치적인 배경으로 꼼수를 부리지 말고 원칙대로 기준 미달 사업자를 탈락시키라”고 촉구했다. 언론계에서는 이번 재승인 심사 대상인 <티브이조선>, <채널에이>, <제이티비시> 가운데 티브이조선이 심사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언론시민단체들의 모임인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14일 오전 서울 태평로 전국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에 종편 재승인 심사를 공정하게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종편은 3년마다 방통위로부터 재승인 심사를 받는데, 방통위가 꾸린 종편 재승인 심사위원회는 지난 2월20일~24일 사이 티브이조선, 채널에이, 제이티비시 등 3개 종편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른 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는 이미 나와있는데, 방통위가 아직까지 그 결과를 공개하지도, 전체회의에서 재승인 여부를 의결하지도 않아 언론계의 뒷말이 무성한 상태다.
심사위원회 심사 결과 평가점수 1000점 가운데 기준 점수인 650점에 미달하거나 핵심 항목에서 50% 이상 득점하지 못한 사업자는 재승인을 받지 못한다. 미디어 전문지인 <미디어오늘>은 1개 사업자가 기준 점수에 미달했으며, 해당 사업자는 티브이조선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 6일 방통위가 티브이조선 관계자를 불러 의견 청취를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기자회견에서 언론시민단체들은 “방통위는 심사위원회 심사 결과를 공개하고, 기준 점수에 미달한 사업자는 원칙대로 탈락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자회견문은 “티브이조선이 문제 있는 패널을 정리한다거나 시사토크쇼를 줄이겠다거나, 향후 콘텐츠 투자비율을 높이겠다는 등 입에 발린 약속을 내놨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미 약속 불이행을 밥먹듯 반복했던 티브이조선이 벼랑 끝에 서자 살려달라며 사탕발림 같은 개선안을 내민다고 규정과 원칙을 저버리고 덥석 재승인을 해준다면, 방통위는 규제감독기간으로서 자격과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종편들은 3년 전에도 좋은 콘텐츠를 만들지 못해 겨우 재승인을 받은 바 있는데, 3년이 흘러서도 낙제점을 받았다면 문을 닫는 것이 당연하다. 만약 방통위가 이를 원칙대로 처리하지 않는다면 ‘촛불혁명’을 일으킨 주권자들은 대대적인 ‘언론개혁’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기준 점수에 미달됐다면 ‘불합격’ 주는 것이 정상이다. 이런저런 엉터리 구실을 갖대다면서 합격시키는 것은 부정 심사다. 방통위가 ‘꼼수’를 쓴다면 국민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준 미달 점수를 받은 종편이 방통위와 정치권 등에 ‘구명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환균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은 “이번 종편 재승인과 관련해 어떤 정치인이 어떤 압력을 행사하는지, 그 실태를 낱낱이 파악해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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