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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MBC와 KBS, 지난 9년간 ‘사회적 흉기’ 였다

등록 2017-07-27 17:46수정 2017-08-15 01:10

공익성 외면한 공영방송 두 곳
세월호 참사 등 주요 사건에 왜곡보도·침묵
문제제기한 언론인에는 ‘재갈 물리기’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방송·문화방송 피해자 증언대회’가 열렸다. 박준용 기자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방송·문화방송 피해자 증언대회’가 열렸다. 박준용 기자
“조급증에 걸린 우리 사회가 왜 잠수부를 빨리 투입하지 않느냐며 그(세월호 참사 때 수색작업에 참여했다 사망한 고 이광욱 잠수사)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대목입니다. …(중략) 사고 초기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현장에 간 총리에게 물을 끼얹고 구조작업이 느리다며 청와대로 행진하자고 외쳤습니다.”

세월호 구조작업이 한창이던 2014년 5월7일. 문화방송(MBC)의 <뉴스데스크>는 이런 보도를 내놨다. 세월호 유가족의 ‘조급증’이 민간잠수사의 죽음을 불렀다는 취지로 읽힐 소지가 컸다. 세월호 유가족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이 보도를 잊지 않고 있다고 했다. 공익을 위한다는 ‘공영방송’이 시민에게 ‘흉기’로 돌아선 순간이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한국방송>(KBS)과 문화방송은 얼마나 퇴보했을까.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문화방송 피해자 증언대회’에서는 ‘공익을 역행한 공영방송’에 대한 증언이 쏟아졌다. 공영방송의 ‘보도 참사’로 꼽힌 대표적 사례는 세월호 참사 보도다. 그중 ‘전원 구조 오보’는 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낸 <왜곡편파보도백서>를 보면, 한국방송은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10시38분 승객이 전원 구조됐다는 내용을 내보냈다. 문화방송도 사고 당일 오후 1시까지 ‘전원 구조 오보’를 냈다. 유 위원장은 이날 증언대회에서 “당시 (공영방송이) 오보를 인정한 이후에도 상당 시간 같은 내용의 보도가 나갔다. 상식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공영방송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에 침묵했다. 문화방송과 한국방송은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에 ‘무보도’로 일관했다. 최석환 백남기투쟁본부 사무국장은 “공영방송이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에 대해 왜곡보도도 했지만, 무관심한 태도에 더 화났다”며 “공영방송이 이 사건을 다룬 심층보도는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토론자들은 공영방송이 △사드 배치 왜곡보도 △이승만·백선엽 미화 △4대강 사업 왜곡보도 등에서 문제를 보였다고 짚었다.

공영방송의 ‘폭주’는 내·외부 언론인의 비판에 귀를 닫은 탓이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9년 동안 공영방송은 자사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언론인에게 ‘재갈 물리기’에 나섰다. 내부 구성원에게는 해직·징계로 압박했다. 해당 언론인들은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날 ‘해직경험과 언론인의 인권보호’ 토론회에서 정영하 문화방송 해직 피디는 “다른 것에 몰두하더라도, ‘해직 언론인’이라는 그림자는 지워지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공영방송은 자사를 비판하는 언론 보도에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는 “문화방송·한국방송 등이 자사 비판 보도에 낸 민형사상 소송이 셀 수 없을 정도다. 공영방송의 소송에 시달린 기자가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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