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왼쪽)이 4일 오후, 복막암 투병중인 이용마 <문화방송>(MBC) 해직기자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집을 찾아 면담한 뒤 헤어지기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 기자에게 “공영방송 정상화 문제가 중대하기에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성남/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투병 중인 이용마 <문화방송>(MBC) 해직기자를 찾아 공영방송 정상화 의지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이 기자 자택을 찾았다. 이 위원장은 복막암 투병 중인 이 기자에게 안부를 물은 뒤 “공영방송 정상화 문제가 중대하기에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며 방송 개혁 의지를 전했다. 이 기자는 이 위원장에게 “법과 제도에 따라서 모든 일이 이뤄져야하지만,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정상화가 되도록 해달라. 공영방송 지배구조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고, 이 위원장은 이에 공감을 표했다.
이 기자는 이 위원장과 면담을 마친 후 <한겨레>와 통화에서 “이 위원장이라면 공영방송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니 그 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히 믿음직하다”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지난 2012년 불공정보도 시정·김재철 당시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문화방송 노조 파업을 이끌었다는 이유로 5명의 동료 언론인과 함께 해고됐다. 당시 회사는 같은 이유로 노조원 수십명도 징계했다. 이 기자를 포함한 노조원 44명은 회사의 징계·해고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1·2심에서 모두 “방송 공정성 보장을 요구한 파업은 정당하다. 회사가 노조원에게 해고와 정직 등의 처분을 한 것은 재량권을 넘은 것”이라며 회사 결정이 무효라고 판단했다. 회사 쪽의 상고로 현재 이 기자를 비롯한 6명은 2년째 대법원의 최종심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이 위원장은 해직 언론인들과도 면담했다. 이 자리에는 문화방송에서 해직된 최승호 피디, 박성제·박성호 기자와 <와이티엔>(YTN)에서 해직됐던 노종면·현덕수 기자가 참석했다.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김연국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 본부장, 성재호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KBS) 본부장 등 언론노조 관계자도 참여해 약 1시간 가량 이 위원장과 대화를 나눴다.
이 위원장은 또 이날 늦은 오후 <피디수첩> 제작진과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디수첩> 제작진은 “불합리한 이유로 기획안을 검열·통제 당했다”며 지난 달부터 제작거부에 나선 상황이다.
문화방송 해직 언론인·<피디수첩>제작진·언론노조를 잇달아 만난 이 위원장의 행보는 보도 공정성·노조탄압 논란에 휘말린 공영방송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는 앞서 방송 정상화를 이끄는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일 이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권력의 부정과 비리를 고발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는데 앞장섰어야 할 공영방송은 그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국민적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우리 방송의 이런 비정상을 언제까지나 방치할 수만은 없다. 이제 정상으로 되돌려야 한다”
고 밝혔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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