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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직 외교관 자녀 ‘인턴 특혜’ 묵인 의혹…책임자는 ‘영전’

등록 2017-08-07 16:41수정 2017-08-15 01:14

고대영 사장, ‘낙하산 인턴’ 보고 받고도
진상파악 등 조처 안한 것으로 알려져
책임자 이강덕 실장, 최근 인사서 요직 발탁
공식 전형 통해 뽑힌 인턴들 “자괴감 든다”
ㄱ씨의 이름이 ‘디지털뉴스 외신 번역’으로 수정된 기사. 노조의 문제제기 직후 수정됐으나, ㄱ씨의 전자우편 주소는 그대로 남아 있다. 한국방송 누리집 갈무리
ㄱ씨의 이름이 ‘디지털뉴스 외신 번역’으로 수정된 기사. 노조의 문제제기 직후 수정됐으나, ㄱ씨의 전자우편 주소는 그대로 남아 있다. 한국방송 누리집 갈무리
2011년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의 책임자로 검찰에 고발당한 이강덕 <한국방송>(KBS) 대외협력실장이 전직 외교부 고위 인사 자녀 ㄱ씨를 인턴으로 특혜 채용했다는 논란(▶관련기사 KBS ‘도청 의혹’ 핵심 간부, 전직 외교관 자녀 ‘인턴 특혜’ 논란)과 관련해 회사 쪽이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ㄱ씨와 같은 시기에 일했던 ‘정식 인턴’들은 <한겨레>에 “ㄱ씨의 ‘낙하산 채용 특혜’에 자괴감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7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이강덕 실장은 디지털주간으로 근무하던 지난 3월, 워싱턴 특파원 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전직 외교부 고위 관료의 딸 ㄱ씨를 담당 팀장 등에게조차 알리지 않은 채 디지털뉴스부에 출근시켰다. 한국방송은 3개월마다 10여명 안팎의 디지털뉴스부 인턴을 서류전형과 1, 2차 면접을 거쳐 ‘기수제’로 뽑는데, ㄱ씨는 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자료조사비’ 명목으로 월급은 다른 인턴과 같은 180만원을 받았다. 이 실장은 앞서 <한겨레>에 “영어로 된 외교사료 번역자가 필요해 ㄱ씨를 채용했고, 절차상 하자가 없다. ㄱ씨 월급은 이 외교사료 프로젝트 예산에서 나간 것이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국방송> 보도정보시스템에 등록돼 있는 ㄱ씨의 기명기사. 바이라인이 수정돼 현재 누리집에는 남아 있지 않다. 한국방송 노조 제공
<한국방송> 보도정보시스템에 등록돼 있는 ㄱ씨의 기명기사. 바이라인이 수정돼 현재 누리집에는 남아 있지 않다. 한국방송 노조 제공
하지만 ㄱ씨의 업무와 권한은 번역자나 인턴보다 기자에 가까웠다. 우선 ㄱ씨는 기자들만 접근할 수 있는 내부 보도정보시스템에 접속해 자신의 기사를 등록할 수 있었다. ‘유쓰룸’이라는 한국방송 누리집의 별도 꼭지에만 게재되는 다른 인턴들의 기사와 달리, ㄱ씨의 기사는 일반 기사처럼 ‘인터넷기사’, ‘멀티미디어기사’ 등의 형태로 홈페이지에 노출되기도 했다. 4월에만 ㄱ씨는 10여개의 디지털 기사에 단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인턴들 사이에선 “도대체 ㄱ씨가 누구냐”, “인턴에도 금수저가 있느냐”며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한국방송 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노조)는 6월2일 회사 쪽에 공식적으로 ㄱ씨 관련 문제를 제기했다. ㄱ씨의 △채용과정 △월급 지급 근거 △다른 인턴과 달리 보도정보시스템 접근권을 가지고 기사를 송고하는 점 등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회사 쪽은 ㄱ씨의 기사에서 이름을 빼고, 6월5일부터 출근을 중단시키는 것으로 마무리지었다. 노조 쪽은 “최종 책임자인 고대영 사장은 이런 과정을 보고받았지만, ㄱ씨를 업무에서 배제하라는 지시만 했을 뿐 진상조사 등 경위 파악과 책임을 물을 다른 조처는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히려 고 사장은 논란을 일으킨 이강덕 실장을 지난달 말 강행한 인사에서 ‘영전’시켰다.

ㄱ씨와 같이 시기에, ‘절차’를 밟아 인턴으로 근무했던 이들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씁쓸함을 호소했다. ㄴ씨는 “나를 포함한 다른 인턴들은 서류·1차·최종면접까지 보며 10대1 이상의 경쟁을 거쳤다. ㄱ씨를 데려온 이 실장은 공식 디지털 인턴 채용 과정에 참여했었지만, ㄱ씨는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ㄷ씨도 “(이 실장이) ㄱ씨가 영어를 잘해서 뽑았다고 하는데, 공식채용된 인턴 중에서도 영어 우수자가 있었다”고 반박하면서 “다른 인턴과 달리 ㄱ씨는 기사작성 권한을 부여받았다. ‘낙하산 채용 특혜’에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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