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신관 앞에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 제공
<한국방송>(KBS) 기자들이 고대영 사장이 퇴진하지 않으면 제작거부에 나서기로 했다. 이미 제작거부 사태가 확산한 <문화방송>(MBC)은 파업 초읽기에 돌입했다.
한국방송 기자협회는 16일 밤 총회를 열어 “기자협회는 공영방송의 보도 참사를 야기한 고대영 사장의 즉각 퇴진을 요구한다”면서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기자협회는 잡포스팅(현체제의 인사시스템)을 거부하고 제작거부에 돌입한다”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 안건에는 투표에 참여한 기자 283명(재적인원의 50.35%) 가운데 99.29%에 해당하는 281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기자협회는 제작거부의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협회 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려 그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비대위는 협회 집행부와 확대운영위원회로 구성하기로 했다.
문화방송 구성원은 총파업을 위한 투표에 나선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는 24일 오전 9시부터 29일 오후6시까지 총파업을 결정할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고 17일 밝혔다. 문화방송 제작거부에 동참하는 구성원은 꾸준히 늘고 있다. 문화방송 기자 66명은 이날 오전 8시부로 제작거부에 동참했다. 18일 오전8시부터는 아나운서 27명도 출연과 업무를 중단키로 했다. 이날까지 문화방송 소속으로 제작거부 의사를 밝힌 이는 280여명에 이른다. 보도국·비보도국 기자 146명, 시사제작국 기자·피디 30명, 콘텐츠제작국 피디 30명, 카메라기자 50여명, 아나운서 27명 등이다.
한편, 이날 문화방송은 사옥에서 “김장겸 사장 퇴진”을 외쳤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김민식 피디에게 출근정지 20일의 징계를 내렸다. 문화방송은 지난 11일 그에게 소명 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고 인사위를 종료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앞서 회사 쪽은 그에게 1개월 대기발령을 내린 뒤 심의국으로 전보조치했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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