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의 총파업 집회가 예정되어 있던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KBS) 본관 2층 출입문을 보안 직원들이 막자 오태훈 부위원장이 문 앞에 앉아 항의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 제공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노조)의 총파업 집회가 예정된 <한국방송>(KBS) 본관 2층 민주광장을 회사 쪽 보안 직원들이 폐쇄해 성재호 노조위원장 등 조합원 6~7명이 광장 안에 감금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당한 집회를 막고 있다”는 조합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보안 직원들은 40여분만에 출입문을 열었다.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노조)는 “총파업 12일째를 맞아 오후 3시 집회가 예정되어 있던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 민주광장이 보안 직원들에 의해 불법적으로 폐쇄됐고, 그 안에 있던 성재호 노조위원장과 오태훈 부위원장을 비롯해 조합원 6~7명이 물리적으로 감금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15일 밝혔다. 70여명의 보안 직원들은 출입문 3곳 가운데 2곳을 철제 방범 셔터로 닫고, 나머지 한 곳은 인간띠를 둘러 조합원들의 출입을 통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정수영 공정방송추진위 간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현장에 고용노동부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 근로감독관 소속 직원들이 나와 ‘(노조의) 집회를 자유롭게 보장해야 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노동부의 지시조차 거부하고 사태가 벌어졌다”며 “보안 직원들의 이같은 행동은 고대영 사장의 지시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조합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보안 직원들은 민주광장 폐쇄 40여분 만에 다시 철제 문을 열었다. 한국방송 쪽은 “회사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시설사용에 대한 협조 요청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었기 때문에 원칙대로 막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국방송 보안을 담당하고 있는 자회사 ‘케이비에스 시큐리티’는 “광장에 있던 조합원들에게 다른 문으로 빠져나갈 것을 요구했으나, 조합원들이 집회를 이유로 광장에 남아있었기 때문에 ’감금’이라는 표현을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에 대해 “사전 협조 요청은 노조의 쟁의 행위를 막기 위한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다. 고대영 사장이 임명된 뒤부터 계속해서 민주광장에서 열리는 노조 집회를 막는 행위가 있어왔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민주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집회를 방해한 회사 쪽을 규탄할 예정이다.
15일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의 총파업 집회가 예정되어 있던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KBS) 본관 2층 출입문을 보안 직원들이 막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