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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카’로 애견카페를? 강규형 KBS 이사, 도 넘은 업무추진비 유용 논란

등록 2017-09-28 15:18수정 2017-09-28 16:56

지난 2년간 애견카페에서만 법인카드 34차례 사용
영화·콘서트 관람 명목으로도 200여만원 결제
강 이사 “이사회에서 안내받은 대로 사용했을 뿐”
노조 “업무추진비는 시청자 혈세…진정·고소 등 절차 밟겠다”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KBS)본부 ‘파업뉴스’는 28일 강규형 이사가 업무추진비를 애견카페 등에서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폭로했다. 파업뉴스 화면 갈무리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KBS)본부 ‘파업뉴스’는 28일 강규형 이사가 업무추진비를 애견카페 등에서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폭로했다. 파업뉴스 화면 갈무리
강규형 <한국방송>(KBS) 이사가 한국방송에서 지급되는 법인카드를 애견카페 결제 등 업무와 관계없는 용도로 여러 차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인카드로 지급되는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국방송 이사회를 관리·감독하는 방송통신위원회와 감사원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노조)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년간 명지대 교수인 강규형 이사에게 지급된 법인카드의 사용 내역을 전수분석한 결과, 자택 인근 5곳의 애견카페에서 총 34차례에 걸쳐 법인카드를 결제하는 등 537만원을 업무 외적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국방송은 전체 이사 11명에게 한 달에 1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법인카드로 지급하는 한편, 자료조사비 명목으로 별도로 현금 252만원을 매달 지급한다. 이사회에 참석할 땐 매번 회의비 30만원도 지급된다. 노조는 “강 이사가 이용한 애견카페는 대부분 개를 위한 놀이터이기 때문에,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며 강 이사가 업무추진비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강 이사는 올해 4월 한국애견연맹 자문위원으로 위촉되는가 하면, 도그쇼에도 직접 참여할 정도로 열성적인 애견인으로 꼽힌다. 강 이사는 도그쇼가 열렸을 때 지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도 한국방송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보자 강아무개씨는 기자회견장에 직접 등장해 “지난 4월에 열린 도그쇼에서 강 교수의 개가 좋은 성적을 거둬서 뒷풀이를 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강 교수가 일정 때문에 먼저 떠나야 해서 내가 대신 카드를 받아 결제를 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제보자는 이어 “강 교수가 준 카드에는 케이비에스(KBS) 로고가 찍혀 있었다. 최근에서야 강 교수가 한국방송 이사회에 있었고 당시 카드가 법인카드였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또 다른 제보자는 “강 교수에게 (비싼) 개를 구입하는 돈의 출처를 물으니 ‘아내도 모르게 한국방송에서 받는 돈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강 이사는 이 밖에도 주말이나 공휴일에 백화점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하거나, 국외 시찰 중 일정에 없는 공연을 관람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는 “이사들은 지난 2016년 4월16일부터 25일까지 열흘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방송기자재 해외 시찰을 떠났는데, 강규형 기사는 일정에도 없는 야구 경기를 관람하고, 뉴욕에서는 브로드웨이 공연을 관람했다. 특히 공연 관람비는 법인카드로 결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콘서트, 영화 등 문화 관람 명목과 공공기관 결제 요금으로도 각각 200만원, 80만원을 업무추진비로 결제했다.

강 이사는 업무추진비 유용 논란에 “공금으로 애완견을 구입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사회 오리엔테이션에서 안내받은 대로 커피샵, 식당, 베이커리, 도서, 음악회, 공연 등에만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강 이사는 이어 “애견 카페의 일반 애견 활동은 개인카드로 지급했고 애견카페 커피숍에서만 (법인카드를) 이용했다. 백화점이나 공항 등에서도 철저히 카페와 레스토랑에서만 사용했다”며 “카페에서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시사지나 신문을 정독하면서 이사 업무 수행을 위한 시사 정보를 얻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국방송은 회사 내부에 법인카드 사용 규정을 둬 ‘업무와 관련된 목적으로만 이용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성재호 노조위원장은 “이사들의 업무추진비는 국민의 수신료와 혈세로 지급되고 있는데, 이를 제멋대로 쓰고 다니는 동안 방송통신위원회나 감사원은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다”며 “올해 치러지는 감사원의 한국방송 감사 결과를 지켜본 뒤 방통위 진정이나 검찰 고발 등 필요한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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