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 보도국에 붙은 공지문.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제공
<문화방송>(MBC)의 아침·저녁 뉴스가 녹화방송으로 바뀌어 파행 운영하는 것에 반발해 프로그램 출연자·작가·프리랜서 아나운서 등 10명이 집단으로 퇴사했다.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노조)는 29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27일 오후부터 저녁 종합뉴스 <이브닝뉴스>와 아침 메인뉴스 <뉴스투데이>가 사상 초유의 ‘녹화 뉴스’ 방송 사태를 빚고 있는데, 이에 반발해 해당 프로그램의 출연자, 코너별 작가, 프리랜서 아나운서 등 10명이 이날 일을 그만두겠다고 사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의 집단 퇴사로 인해 <뉴스투데이>는 출연자가 전원 사퇴했고, <이브닝뉴스> 역시 1명의 출연자만 남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 분들은 회사와의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데다, 자진해서 중도하차할 경우 고액의 위약금 등을 감수해야하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며 “사측이 뉴스의 정체성을 흔드는 ‘사전제작 뉴스’까지 강행하자 방송인으로서 더는 인내할 수 없다고 생각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했다. 이번에 사퇴한 김유정 리포터는 “그간 계약서에 묶여져있는 프리랜서 방송인이었기 때문에 파업이 시작되고 난 뒤에도 섣불리 행동할 수 없었지만, 사전녹화라는 제작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어 사퇴를 결정하게 됐다”며 “지난 4주동안 매우 불편한 마음으로 방송을 했는데, 오히려 홀가분하다”고 했다.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총파업의 여파로 뉴스 제작 인원이 대폭 감소하면서, 문화방송 보도국은 27일 두 뉴스 프로그램을 녹화방송으로 제작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보도국은 매일 오후 5시부터 방송되는 <이브닝뉴스>는 ‘상황변화 예상되는 아이템은 제외하고, 뉴스를 포함한 완제품으로 오후 4시30분 편성국으로 납품’하라고 지시했으며, 아침 6시 방송되는 <뉴스투데이>의 경우 ‘뉴스 없는 완제품으로 03~06시 작업 후 편성국으로 납품’하라고 지시했다. 방송시간도 <이브닝뉴스>는 40분에서 20분으로, <뉴스투데이>는 1시간20분에서 20분으로 축소됐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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