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과 오비에스(OBS)희망조합지부가 지난 4월 오비에스경인티브이 본사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쪽의 정리해고를 규탄했다. 오비에스 노조 제공
<오비에스>(OBS)가 정리해고 됐던 이들을 복직시키며 원래 업무가 아닌 ‘교육’ 발령을 내 논란을 빚고 있다.
1일 오비에스는 대기발령 중이던 14명의 직원을 ‘교육’ 발령 조처했다. 이중 12명은 지난 4월 경영 위기를 이유로 해고됐다가 복직한 이들이다. 당초 오비에스는 지난 7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13명에 대한 해고가 부당했다는 판정이 나오자 정리해고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전까지 이중 한명만 원직으로 복귀를 했고, 나머지는 자택 대기발령 중인 상황이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오비에스희망조합지부(노조)는 사용자 측이 앞서 대기발령 중이던 2명을 포함한 14명을 원래 업무로 복귀시키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입장이다. 그간 오비에스는 제작 현장 인력 부족에 시달려 왔기 때문이다. 오비에스의 각 직능협회는 지난달 “오비에스에 필요한 것은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이라며 “일은 있는데 일할 인력이 없다”며 대기발령 중인 이들의 현업 복귀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노조는 회사에 “현장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라도 대기발령 중인 이들을 원래 업무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복직자가 이수할 교육 프로그램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교육 발령된 14명 중 5년차 직원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 피디·기술·카메라·아나운서 등 직종에서 20년 차 전후의 경력을 가진 이들이다. 회사는 이들에게 ‘프로그램 연구 및 모니터 보고서 작성’, ‘회사 발전방향 토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자기 주도 학습’등을 교육하겠다고 통보했다. 노조는 “교육내용은 신입사원 교육을 연상시킨다”면서 “복귀자 교육 발령이 또 다른 형태의 변형된 정리해고다. 자존감을 떨어지게 해 회사를 나가게 하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사측은 구성원 14명을 원래 업무로 복직시킬 의무는 없다는 입장이다. 오비에스 쪽은 “구성원들을 원래 업무로 복귀시키라는 지노위의 판정은 없었다.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부분만 있었다”며 “오비에스 자체 제작 프로그램이 축소됐기에, 인력들이 원래 업무에 복직하는 것 보다는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게 하기 위해 교육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비에스는 올해 말까지 30억원 증자 등을 조건으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1년 기한의 재허가를 받았지만, 여전히 이행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달 19일 이효성 방통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들은 오비에스 대주주인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을 만나 재허가 조건을 조속히 이행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