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문화방송 사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율촌빌딩 방송문화진흥회 회의실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김 사장은 이날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고 방문진 사무실 도착 3분 만에 자리를 떠났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김장겸 <문화방송>(MBC) 사장 해임안이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를 통과했다. 주주총회 의결 절차가 남긴 했지만, 방문진이 문화방송 지분의 70%를 가진 대주주이기 때문에 사실상 해임된 것이다. 문화방송 총파업 돌입 71일 만이다.
방문진은 13일 연 제8차 임시 이사회에서 찬성 5표, 기권 1표로 ‘엠비시 김장겸 사장 해임 결의안’을 가결했다. 해임안에는 이사진 9명 가운데 이완기 이사장을 비롯한 김경환·유기철·이진순·최강욱 이사가 찬성했다. 김광동 이사는 표결 과정에서 퇴장했고, 고영주·권혁철·이인철 이사는 불참했다.
이날 김 사장은 방문진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8일 김 사장은 방문진 사무처에 에이포(A4) 11쪽짜리 서류를 제출해, 해임안이 제시한 사유에 대해 소명한 바 있다. 방문진 이사회는 김 사장에게 10일과 13일 두 차례 이사회에 출석해 추가 소명할 것을 요청했지만, 김 사장 쪽은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 9월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노조)의 총파업 돌입 뒤 강한 퇴진 압력을 받던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에 이어 김 사장이 해임됨에 따라, ‘문화방송 사태’는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노조는 2011년 문화방송 정치부장을 맡은 뒤, 보도국장·보도본부장을 거쳐 올해 2월 사장으로 취임한 김 사장이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기 방송 공정성 훼손과 노조 탄압에 앞장섰다며 퇴진을 요구해왔다. 지난 9월 고용노동부가 문화방송 특별근로감독 결과 김 사장의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확인하고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기도 했다.
지난 2월 방문진 다수 이사진이 소수 이사와 노조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 사장을 사장으로 선임했을 때, 박근혜 청와대와 자유한국당 쪽이 탄핵을 앞두고 문화방송 사장을 ‘알박기’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 사장의 원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였다.
노조는 김 사장 해임안 통과 뒤 파업 중단 시점을 논의 중이다. 정확한 파업 중단 시점은 14일 공지될 계획이며, 오는 15일부터 업무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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