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KBS)본부 조합원들이 9월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김장겸 사장이 해임되며 <문화방송>(MBC)이 정상화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함께 파업에 나선 <한국방송>(KBS) 사태는 여전히 교착상태다.
13일 한국방송 구성원의 파업은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을 중심으로 71일째 계속되고 있다. 앞서 한국방송의 양대 노조 중 하나인 한국방송 노조는 고대영 사장이 ‘방송법 개정 이후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직후인 지난 10일 파업을 잠정 중단했으나 한국방송 노조원 60여명이 탈퇴하고 새노조에 가입하는 등 내부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새노조는 조합원이 2200여명으로 늘어 파업 이전에 최대 규모였던 한국방송 노조를 앞질렀다. 새노조는 간부 및 휴직자, 기본근무자(단체협상상 파업 참가 불가 인원) 등을 제외하고 1500~1800명 정도가 여전히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대영 사장은 보도 무마를 청탁받으며 국가정보원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방송법 개정을 사퇴 조건으로 내걸면서 버티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고 사장은 지난 10일 국정감사에서 “주요 프로그램들은 그대로 방송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방송 파행은 지속되고 있다.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9>은 이미 평일과 주말 모두 평소보다 20분 단축됐으며, 인기 예능물인 <슈퍼맨이 돌아왔다>, <안녕하세요> 등 주요 프로그램들이 결방중이거나 편집본 재방송을 하고 있다. 새노조는 김장겸 사장 해임 뒤 성명서를 내어 “문화방송 본부 동지들에게 축하의 말을 건넨다”며 “한국방송 조합원은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다. 고 사장 퇴진과 한국방송 정상화는 정해진 미래”라고 밝혔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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