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온라인신문협회 “언론사와 카카오 간 신뢰 훼손”
카카오가 ‘아웃링크’ 방식으로 운영해 온 ‘카카오톡 채널’ 서비스를 ‘인링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자 한국온라인신문협회(온신협)가 “해당 정책을 강행할 경우 협회 차원에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온신협은 이날 “카카오 채널 서비스가 인링크로 전환되면 그동안 아웃링크를 전제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해 온 언론사와 카카오 간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된다. 기사 송출 중단을 포함한 극한 대립도 피할 수 없다”며 아웃링크 정책을 계속 유지해 줄 것을 촉구했다. 아웃링크는 검색한 뉴스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의 누리집으로 직접 연결되는 방식이다. 반면 인링크 방식을 택할 경우 독자는 언론사 누리집이 아닌 카카오채널 안에서 뉴스를 읽게 된다.
최근 카카오는 채널 서비스 입점 매체에 보낸 메일에서 “아웃링크 방식을 지속하는 한 피싱 광고 및 앱스토어 납치 등 사용자 경험을 크게 저해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모니터링 강화와 함께 현재와는 전혀 다른 서비스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며 인링크 방식으로의 전환을 시사했다.
온신협은 카카오의 인링크 정책이 그대로 추진될 경우 국내 주요 일간지들의 조회수(페이지뷰·PV)가 감소하고 광고 수익이 하락하는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주요 일간지는 카카오 채널 서비스 초기에 진입, 뉴스 등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톡을 통해 누리집 방문자가 유입되면서 모바일 트래픽도 크게 향상됐다.
카카오 측은 일부 언론사들이 “충격”, “경악” 등 선정적인 제목으로 트래픽 과열경쟁을 하는 점, 해당 언론사 누리집로 이동할 경우 바이러스 경고가 뜨거나 광고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발생해 이용자 불만이 많다는 점 등을 인링크 전환 검토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온신협은 “카카오가 표면적으로는 독자 불만을 내세우지만 속내는 아웃링크를 통해 언론사의 트래픽이 늘어나자 이에 따른 전재료 인상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포털이라는 가두리 양식장에 트래픽을 가둠으로써 언론사의 디지털 영향력을 감소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 채널을 불법·편법으로 운영해온 언론사를 선별해 계약조건에 따라 퇴출시키는 방법도 있는데, 협의 없이 인링크로 일괄 전환하려는 움직임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선기 온신협 회장은 “지난 2년간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참여를 통한 언론계의 자정노력으로 선정적인 기사 반복 송출(어뷰징)이나 광고성 기사가 눈에 띄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카카오가 일방통행식 인링크 전환을 밀어 부칠 경우, 디지털 생태계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공동 노력해온 포털과 미디어 간에 불필요한 갈등이 점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국온라인신문협회는 ‘디지털 저널리즘을 통한 언론 발전 기여’를 목적으로 1997년 설립됐다. 현재 경향신문, 국민일보, 문화일보, 브릿지경제, 서울신문, 세계일보, 이데일리,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헤럴드경제 등 12개 일간지와 동아닷컴, 매경닷컴, 전자신문인터넷, 한경닷컴 등 4개 온라인 매체를 포함, 총 16개 언론사로 구성된 협의체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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