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보도전문채널 <와이티엔>(YTN) 노동조합(노조)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와이티엔 사옥 1층 로비에서 와이티엔 기자협회·영상보도인협회·기술인협회 등 사내 직능단체와 결합해 ‘와이티엔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출범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효실 기자
최남수 사장 내정자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보도전문채널 <와이티엔>이 21일 ‘와이티엔 적폐 청산과 혁신’을 위한 노사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와이티엔 노조는 전날부터 이틀동안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을 묻는 투표를 진행해 이날 저녁 결과를 공표할 예정이었으나 개표를 보류하기로 했다.
와이티엔 노사 양쪽의 말을 종합하면, 전국언론노동조합 와이티엔지부의 상급단체인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은21일 오후 노사에 공문을 보내, ‘내일(22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의 파국을 막기 위해 노사에 각각 선결 조건을 제시하고, 양쪽 모두 동의한다면 중재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언론노조가 노사에 제시한 선결 조건은 △최남수 사장 내정자가 본인 과오에 대한 진솔한 사과를 바탕으로 와이티엔 구성원들의 이해를 구할 것 △와이티엔 경영진은 내일(22일)로 예정된 주총을 개의 직후 안건 처리 없이 정회 후 연기할 것 △노조는 현재 진행 중인 파업찬반 투표 개표를 보류하고 주총 연기 절차에 협조해 노사 협상을 재개할 것 등이다. 또 노사가 모두 이런 조건에 동의할 경우 언론노조가 직접 중재에 나서, ‘와이티엔의 적폐 청산과 혁신, 재도약’을 위한 합의를 하도록 돕겠다고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와이티엔지부와 와이티엔 기자협회·영상보도인협회·기술인협회 등 사내 직능단체가 모여 만든 ‘와이티엔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오후 4시57분께 언론노조의 중재를 받아들인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비대위는 입장문에서 “(언론노조의 요청을 받고) 비대위는 긴급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한 결과 언론노조의 중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최남수 내정자의 부적격성과 극에 달한 구성원들의 분노를 봤을 때는 더는 협상이나 중재가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주주총회에서 정면충돌하는 파국만은 막고 싶다는 상급단체의 간절한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또 “주주총회를 물리력으로 막지 않겠다. 다만 주주총회장 안팎에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대위는 최남수 내정자에 대한 반대 입장을 철회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같은 입장문에서 “중재 요청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최남수 내정자를 수용한다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주주총회를 용인하는 것이 아니라, 사장 선임 절차를 유예시키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적폐청산과 개혁 그리고 공정방송이라는 우리의 대의명분에 어긋나는 것이 있다면 유예된 최남수 저지는 언제든지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와이티엔 조합원 100여명은 예정대로 22일 주총에서 최남수 내정자 반대 의견을 전할 계획이다.
와이티엔 회사 쪽도 같은 날 저녁 6시께 보도자료를 내어 언론노조의 중재안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쪽은 입장문에서 “회사는 최남수 사장 내정자 선임을 둘러싼 사내 갈등과 관련해 노조와의 대화 창구를 닫은 적이 없다. 따라서 회사 역시 어려운 시기에 나온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중재안을 책임 있게 수용한다”며, “회사는 노동조합과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해 대화하겠다”고 했다. 최남수 사장 내정자는 이날 저녁 <한겨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나 역시 언론노조의 중재안을 수용한다. 노조와 적극적으로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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