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KBS) 보궐이사에 김상근(78) 목사가 추천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4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해임된 강규형 전 한국방송 이사(옛 여권 추천)의 빈 자리에 김 목사를 보궐이사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방송법상 한국방송 이사 임명권이 있는 대통령이 최종 승인하면 김 목사의 선임이 마무리된다. 보궐이사의 임기는 오는 8월까지다.
김 목사는 기독교계 원로이자 민주화·평화·통일 운동을 해온 시민활동가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비상시국대책회의 상임의장, 제2의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상임위원장,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등을 역임했다. 김 목사는 <기독교방송>(CBS) 부이사장을 지내는 등 방송계 이력이 있고, 언론개혁 활동을 하기도 했다.
김 목사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한국 언론이 기로에 서 있다. 언론이 공정한 민주 언론으로 거듭날 것이냐, 또 다시 좌절을 할 것이냐가 엄중한 시기다”라며 “전두환 정권 때부터 언론개혁을 위해서 활동해왔다. 언론·티브이(TV)의 파급력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한국방송 이사직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방송과 관련한 더 많은 정보를 구해보겠다. 이후 (한국방송 정상화와 관련해) 빠른 결론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123일째를 맞는 한국방송 구성원의 파업을 두고 “파업을 빨리 끝낼 수 있도록 요건을 만들어 주는 게 이사회의 할 일”이라며 “노조가 자기들의 권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방송의 정립을 위해서 파업을 하고 있다. 귀 기울여 노조의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가 한국방송 이사로 가세하면 이사회의 구도는 재편된다. 앞서 강 전 이사가 해임되며 옛 여권 추천 한국방송 이사는 6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 현 여권 보궐이사가 임명되면 한국방송 이사회는 현 여권 추천 6명, 옛 여권 추천 5명의 구도가 된다. 이사회 재적인원(11명)의 과반(6명)의 동의가 있는 경우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고대영 사장 해임 등의 안건이 조만간 이사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자유한국당은 방통위가 한국방송 보궐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지난달 해임된 강 전 이사도 지난 3일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처분취소 소송을 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