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한국방송>(KBS) 사장이 지난해 11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고대영 <한국방송>(KBS) 사장의 해임 절차가 시작됐다. 현 여권이 추천한 한국방송 이사들은 8일 고대영 사장 해임제청안을 이사회에 제출했고, 여권이 추천한 김상근 목사가 보궐이사로 임명돼 이사진의 여야 비율이 6 대 5로 재편됐다.
한국방송 현 여권 추천 이사인 권태선·김서중·전영일·장주영 이사는 이날 오전 이사회에 고 사장 해임제청안을 제출했다. 고 사장은 보도국장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금품수수 및 기사 무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는 등 보도 공정성 논란을 빚었고,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 책임 간부라는 비판도 받았다. 고 사장은 부당 인사를 통해 역대 최장기 파업 상황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해임제청안에는 고 사장의 이런 문제점들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사장 해임제청안은 빠르면 이달 안에 이사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천한 김 목사의 한국방송 이사 임명을 재가함으로써, 현 여권 추천 이사가 재적인원 11명 중 과반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해임된 옛 여권 추천 강규형 이사의 빈자리에 보궐이사가 임명되며 한국방송 이사회는 현 여권 추천 6명, 옛 여권 추천 5명의 구도가 됐다. 이사회 재적 인원(11명)의 과반(6명)의 동의가 있는 경우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다.
4명 이상의 한국방송 이사가 개회하기 48시간 전에 안건을 긴급 제출하면, 임시 이사회에서 이를 논의할 수 있다. 한국방송 이사회는 고 사장 해임제청안을 10일 오후에 열릴 임시 이사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10일 이후 이사회는 고 사장에게 해임제청에 관한 소명을 받을 계획이다.
파업 127일째를 맞는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 본부(새노조)는 고 사장 해임제청안 제출을 환영하며 빠른 통과를 촉구했다. 새노조는 “지난 넉달이 넘도록 총파업을 벌이며 염원한 고 사장 퇴진 절차가 개시된 것을 늦었지만 환영한다”며 “고 사장 해임을 지체 없이 의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